민주당 경선이 22일 현장투표를 시작으로 민주당 경선 레이스가 본궤도에 진입했다. 민주당 경선 관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재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선 후보와 지지층을 향해 상호비방 자제를 호소했지만, 일선에선 ‘세몰이 강제 동원’과 ‘지역위원장 줄세우기’ 등 구태의연한 선거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21일 저녁 백분토론에서 당내 경선 주자들이 토론한 것을 염두에 두고 “여섯 번째 후보 간 토론회를 마쳤다.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고 후보들이 높은 식견과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 민주당 경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캠프에 합류한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성북갑)이 22일 민주당 경선의 구태를 개판하며 '청산해야될 적폐'라고 규정하고 이를 맹렬히 비난했다.

그러나 우려되는 바도 있다”면서 “서로 추구하는 정책이나 정책 우선순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할 수 있지만 우리는 구동존이(求同存異)라는 말처럼 서로가 정책수단과 정치철학에 다름은 있을 지언정 적폐청산과 정권교체에 대한 동일한 목표를 가진 동지”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대표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란 말처럼 누가 흔들어도 부화뇌동 하지 않고 화합하는 격조 있고 아름다운 토론을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잊지 말아주시길 바란다”면서 “우리 지도부도 어느 때보다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중립적 위치에서 정권교체라는 동지적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앞으로 서로 말조심을 하도록 하겠다. 또 그렇게 하도록 당부를 드린다. 상호 비방은 국민의 기대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서로 조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당 지도부의 바램과는 달리 당 소속 서울의 한 지역구의원은 민주당 경선 관련 본지 기자에게 “지역위원장이 특정후보를 지지하라면서 ‘쌍욕’까지 한다”면서 “나중에 공천권을 쥐고 협박을 하려는지 ‘절대 누구(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동을 직접 보이라”한다고 성토했다. 즉, 지역구 구청장과 구의원 등의 공천을 갖고 있는 지역위원장이 지역 공천권을 무기로 도 넘는 ‘줄세우기 갑질’의 구태정치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 경선 부정 관련 익명의 제보자가 본지에 알려온 바에 의하면 특정 후보의 지지를 위해 지방의 모대학교 교수가 학생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한 사실도 있다.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대학생 조직적 동원 정황 포착’이라는 내용의 글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북지역의 한 대학이 학생들에게 민주당 가입 현황 조사와 ARS 인증번호 등을 일괄 수집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내용의 지역언론기사를 링크했다.

해당 언론에 따르면 “특히 이 학교의 특정학과 학생들은 지난 달 전주에서 열린 문재인 후보의 전북 통합 지지모임인 ‘새로운 전북포럼’ 출범식에 본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특정 후보를 경선에서 밀기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혹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해당 언론은 민주당 경선 현장 투표를 이틀 앞둔 지난 20일 시점에서 A대학교의 B학과 학생들에 따르면 얼마전부터 이날까지 민주당 경선 ARS인증번호를 지정된 학생에게 단체톡(단톡)으로 보낼 것을 요구받았다는 것이다. 해당 매체가 단독으로 입수한 단톡 내용을 살펴보면 “1학년에서 4학년까지 인증번호 받은거 000에게 보내. 민주당 뭐시기 ARS하는 거요. 000학과 다 하라네요”라는 내용이 학생들에게 발송됐다. 이에 앞서 학생들은 단톡방을 통해 “그 민주당 뭐시기 투표하고 인증번호 온 거 여기다 다 올려요. 민주당 투표하고 인증번호 온 거 저에게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내용도 전달받았다. 특히 이 단톡에는 ‘인증번호 취합표’라는 한글 파일(유효기간 3월10일)도 첨부돼 있는가하면 내용 중 “왜 이거밖에 안되지? 그 때는 거의 다 한 것처럼 말하더니?”라는 반강제적인 표현이 담긴 내용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학과 조교는 해당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왜 인증번호를 수집하느냐”는 물음에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저도 위에서 시켜서 한 거라 이유를 모르고 했었다. 확인해보겠다”라고 답변했는데, 이 조교는 이후 통화에서는 “누가 투표를 했고, 하지 않았는지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인증번호를 파악한 것 뿐이다”라며 당초 답변했던 말을 바꿨다.

이에 해당 학과 학생들은 “조교의 말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궁금하면 조교 본인이 물어보면 될 일을 특정 학생들을 시켜 인증번호를 취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밖에 이 학과 학생들은 지난 달 12일 오후 3시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문재인 후보의 전북 통합 지지모임 ‘새로운 전북포럼’ 출범식에 관광버스 4대를 동원해 200여명이 참석했다. 당초 학생들은 이날 영화 단체 관람과 회식이 있는 것으로 알고 모였다가 갑자기 화산체육관으로 갔으며, 2층에 앉아있다가 누군가의 지시 전달로 1층에 마련된 의자에 모두 착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화산체육관에는 해당 학과의 교수들도 일부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생들을 동원한 세 과시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받고 있다.

민주당 경선 관련 이같은 내용을 제보한 익명의 제보자는 제보글 말미에 “이런 짓거리 하라고 국민이 그 추운데 눈맞고 비맞으며 그 고생하며 촛불들었냐? 착각하지마라”면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민주주의를 파괴한 박근혜 정권을 탄핵하니 다시 또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하냐? 절대 용납할수 없는 짓이다. 다시 이나라의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이 일어나선 안된다”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그는 이어 “국민 여러분 분노할 일입니다. 우린 이미 겪어봤잖습니까? 언론사 및 선거관련기관 제보하고 공론화 시켜 이런 부정선거는 다신 이땅에 없도록 해야 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오늘이 민주당 경선 투표일 입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나아가 민주당 경선 관련 “오늘도 이 문빨(문재인 지지자들의 속칭) 무리들은 댓글 조작 공감 조작질이 한창입니다. 상위 댓글들 도덕성이니 뭐니 하는 거 다 문빠의 물타는 댓글입니다. 국민이 분노하는 소리까지 조작질하는 것들 참 추악합니다”라고 특정 후보측을 맹렬히 비난했다. 이 제보자의 글은 인기 게임 포털에도 게시돼 있으며 적지 않은 회원이 이 제보자의 글을 구독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캠프의 유승희 의원은 이같이 민주당 경선이 구태로 얼룩져가는 점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다. 촛불민심이 바라는 새정치라 하는 것은 적폐의 청산인데 이런 식의 구태가 반복되어지는 점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면서 “경선뿐만 아니라 본선에서도 구시대 정치행태를 반복하는 것은 아주 나쁜 구시대적 적폐가 맞다”고 일침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