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더불어민주당 네 후보가 야권의 심장에서 맞붙었다.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네명의 후보는 24일 오후 전라남도 광주 서구 월산동 소재 광주 MBC에서 마련된 2017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네 후보의 7차토론에 앞서 문재인 전 대표는 현재 “전두화 장군 표창을 받았다”는 발언부터 “광주 호남이 저를 버린다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며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았다”는 등 발언을 번복하거나 전북의 모 대학에서 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강제로 문재인 지지모임을 구성하면서 구시대적 정치적폐 논란의 핵심에 섰다.

▲ 좌측부터 최성 고양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4일 오후 광주MBC방송국에서 열린 2017 민주당 토론회에서 손을 맞잡고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또다시 적폐청산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현재 문재인 후보는 각 지역구 줄세우기와 전북 지역 모 대학 문재인 지지 강제 모집에 대해 선관위가 조사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최근 침몰한 세월호 인양에 대한 입장과 전주 우석대학교에서 벌어진 당내 경선 농단에 대한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 문재인 전 대표의 구태정치 반복에 대해 맹렬히 비판했다. 본지 기자 역시 해당 학교 학생의 제보를 받아 지난 23일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으며, 미디어 오늘 역시 지난 23일자 보도에서 “우석대 학생들이 문재인 후보 지지모임에 동원되고 영화와 식사까지 제공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근 민주당 경선 ARS인증번호를 특정 학생에게 단체채팅방으로 보낼 것을 요구받았고,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해당 학과 교수들이 나서서 제보자의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제보내용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말할 것을 강요했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제보자 녹취내용을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확보해 사건을 재구성했다’는 기사 내용에서 지난달 12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전북 통합 지지모임인 ‘새로운 전북포럼’ 출범식이 열렸다. 해당 포럼 공동대표는 이상직 전 민주당 국회의원과 안도현 우석대 교수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이들을 중심으로 선거때만 되면 등장했던 강제 지지모임 동원과 줄세우기에 나섰다는 폭로다.

이같은 내용은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지난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교수들이 1인당 50건씩 인증번호를 수집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채널A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보도됐다. 이날 오후 8시30분 경 해당 학과 태권도특성화사업단 소속 A교수는 제보학생을 불러 휴대폰을 검열하고, 학생과 대화를 녹음했다. 학생은 학과장인 B교수와도 면담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을 앞두고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이 호남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말바꾸기 행태에 대해 맹렬히 비판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언론노조 광주MBC지부 이재원 위원장 등 3인이 피켓을 들고 방송사 입구 현관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현장을 찾아 ‘언론개혁에 대해, 국회 방송법 개혁 관련 입법을 추진해달라’는 목소리를 듣고 “말보다 실천이 있어야 한다”면서 “공정방송을 위해 여러 가지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언론 개혁 관련 의지를 피력했다.

이재명 시장은 출연자 대기실에서도 “나도 처음엔 5.18민주화 운동을 잘못 이해한 일베였다. 제 잘못이었지만 그것을 깨닭으면서 제 삶이 바꿨다. 광주 호남은 3.1운동부터 5.18 등등 국가가 어려울때마다 호남이 굳게 뭉쳐 이나라 민주화를 지켜왔다. 이런 정신을 올곧게 계승해야 한다는 것이 제 평소 소신”이라면서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겠다”면서 호남 공약 경쟁에 합류했다. 이재명 시장은 전날에도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국내 컨소시엄에도 공정한 인수 기회를 보장하겠다”면서, 노동정책과 지역 불균형에 대한 정책을 내놨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난 23일 오전 세월호 인양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자 급히 팽목항을 찾아 미수습자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없는 나라.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올곧게 책임지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전 대표 측은 호남 경선에서 최소 50%, 최대 65%의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4·13총선 이후 착실히 바닥 조직을 다졌다는 자신감도 생긴 모양새다. 하지만 안희정 지사 측과 이재명 시장 측은 문 전 대표 측의 최근 말실수가 ‘문재인 대세론’ 붕괴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장” 발언에 대해선 적지 않은 광주시민들이 분노와 반감을 표출한 분위기도 광주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재명 시장 측도 호남 2위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전 대표 측의 말실수와 안희정 지사의 ‘대연정’ 제안이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는 논리다. 이재명 시장 측은 호남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40%, 이 시장이 35%, 안 지사가 25% 정도 얻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어 이같은 논리를 뒷받침했다.

광주 호남 현지의 지역 인사들은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돼봐야 광주 호남은 물론이고 지난 야당 당수때도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이 우리의 삶에 대한 정책과 민생 대책을 내놓겠는냐. 지금과 별로 차이도 없고 바뀌지도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최성 후보는 이날 호남 출신인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호남 민심에 호소했다. 최성 후보는 “저는 빛고을 광주 출신이고, 아내도 전주 사람”이라고 했다. 또 최성 후보는 “정권교체는 김대중정부 계승 정신, 개혁 공동정부를 통해 가능하다”면서 호남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토론 전반부에선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문재인 전 대표를 직격하면서 토론회가 다소 과열 양상을 띠었다. 이재명 후보는 “과거에 호남이 어떻게 되면(4·13 총선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선)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말씀이냐?”고 따졌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가 저보고 말을 바꾼 게 아니냐고 했는데 같은 진영 후보 입장에서 뜻이 같은데 표현이 다른 것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진짜 말을 바꾼 것은 뜻이 바뀐 것이다. 탄핵이 기각돼도 승복하겠다고 했다가 혁명하겠다라고 하는 것,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을 이야기하다가 탄핵을 이야기하는 것들이 그렇다”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어 “이거야말로 말이 바뀌는 것이다. 정치인의 책임성이라는 게 있는데 과거 호남이 어떻게 되면 (대선)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지금도 유효한가”라며 “또 정치에서 말은 천금과 같고 말하면 지켜야 한다. 그런데 공약이행률이 16%인데 이것은 말은 하고 지키지 않은 게 아닌가”라고 그간 문재인 전 대표가 보여왔던 정치적 행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의 말은 지금 우리가 논의하는 주제에서 벗어난다”면서 “객관적 팩트 체크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두루숭슬 반박을 이어가는 척했지만, 문재인 후보는 애써 대응을 자제하면서 전남북 정책 지원 문제에 집중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또 정책발표 시간을 가지는 듯하다”고 공세의 고삐를 단단히 죄고 들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에 더 나아가 “호남이 바라는 게 어떤 시설물을 지어주겠다, 정책을 하겠다 이런 건 아니라고 본다”며 “피를 흘려 추구한 민주화, 평등, 인권과 평화, 끊임없는 투쟁 그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물을 때마다 답하지 않아 답답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에 대한 답을 사실상 거부한 채 다른 논제를 꺼내 들고 “김대중·노무현 두분의 민주정부가 호남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호남의 인사차별을 뿌리 뽑지 못했고 호남 일자리 문제 등 호남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때문”이라며 “정권교체를 통한 제3기 민주정부는 이 두가지를 확실히 해결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