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혜의 영화이야기] 칠레 시인이며 정치가 네루다의 망명 다룬 <네루다>

비밀경찰의 눈으로 본 칠레 시인 <네루다> 임순혜 기자l승인2017.04.30l수정2017.04.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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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네루다>의 한장면, 비밀경찰 오스카

제18회전주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마스터즈' 부문에서 상영된  <네루다>는 1948년 냉전시대의 광풍이 칠레에 몰아칠때 시인이자 상원의원인  '네루다'가 탄핵을 당한 후 체포당하는 것을 피하기위해 망명길을 나서고, 경찰이 그를 추격하며 일어나는 일을 담은 시대극이다.     

영화 <네루다>는 상원의원이던 시절,  공산당이 비합법 단체로 인정되고, 정부가 그를 체포하려하자 국경을 넘으려고 시도하는 시인 네루다의 과거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네루다'는 여장을 하고 여인들 사이에서 몸을 숨기는가 하면, 온갖 방법으로 위험한 순간들을 넘기게 되고, 네루다의 뒤를 쫓던 경찰과 설원의 국경지대에서 만나게 된다.

▲ 영화 <네루다>의 한 장면, 비밀경찰 오스카

시인 '파블로 네루다'는 7, 8세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여 13세 때에는 신문에 작품을 발표, 소년 시절부터 눈부신 문학적 재능을 발휘해, 1921년에〈축제의 노래〉등을 발표하여 시단의 인정을 받았으며, 1923년에는 시집 <변천해가는 것>을 출판하여 시단에서의 위치를 다졌다.

중남미의 시단에서 인정받은 작품은 1924년에 출판된 <20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로,  고통과 오뇌, 고독과 절망이라는, 네루다 시의 전형적인 테마가 가득히 담겨 있는데, 1933년에는 시집 <지상(地上)의 거주지>를 내어 명성을 떨쳤다. 그의 문체는 매우 다양한데, 성적인 표현이 많은 사랑 시, '흰 언덕 같은'과 초현실적인 시, 역사적인 서사시와 정치적인 선언문들이다.

네루다는 1934년부터 1939년까지 에스파냐에 있을 때, 인민전선정부가 탄생하고, 이어서 내란과 프랑코 독재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인간적 연대(連帶)를 역설하는 정치 시인으로 변모하여 정력적으로 반(反)파시즘의 시를 썼다. 귀국한 후 1945년에는 상원 의원이 되고, 공산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공산당이 비합법 단체로 인정되자 지하로 잠입하고, 망명을 하게되고, 고난의 나날을 보냈다.

1950년에는 멕시코에서 아메리카 대륙의 역사를 노래한 웅장한 서사시집 <위대한 노래>를 발표했다. 여기에 수록된 장시〈나무꾼이여, 눈을 떠라〉로 1950년 스탈린 국제평화상을 받았다. 52년에는 귀국하여 시 창작에 몰두했다.

70년에 아옌데 인민연합 정권이 수립된 후 주(駐) 프랑스 대사가 되었고, 1971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네루다는 1973년 9월의 군사 쿠데타로 아옌데 정권이 무너지자, 병상에서 격렬하게 항의하는 시를 쓰다가 세상을 떠났다.

▲ 영화 <네루다>의 한 장면, 시인 파블로 네루다

영화 <네루다>는 주인공인 경찰 수사반장 오스카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공산당과의 연립 내각을 파기한 비델라 대통령에 반발해 탄핵을 주도한 네루다는 '나는 고발한다'라는 제목의 연설 내용이 국가원수 모독죄라는 이유로 수사선상에 올라, 그를 체포하려는 임무를 부여받은 오스카가 바라본 파블로 네루다를 그리고 있다.

<네루다>는 현실과 정치에 개입했던 시인 네루다의 칠레 시절을 중심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어두운 현실을 우화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시인의 언어가 정치의 모순과 한계를 어떻게 넘어서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네루다의 행적을 통해 시대의 풍자와 현실의 무게를 아름다운 칠레를 배경으로 담아 낸 작품이다.

영화는 위대한 시인을 쫓아야 하는 한 평범한 경찰관의 심리를 묘사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권력에 충성하는 한 평범한 경찰의 시점으로 영화는 역사에 남은 작가와 그의 '그림자'에 불과한 삶을 대비한다.

오스카는 그를 부정하면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노동자와 환락가의 여장 남성 등 다양한 사람들이 네루다를 돕게되고, 오스카는 매번 좌절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시를 쓰면서도 상류층 출신으로 파티를 즐기는 네루다의 위선적인 면모가 오스카의 시점으로 여과없이 드러난다.  

오스카 역은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 체 게바라로 분했던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맡아 열연하고 있고, 네루다는 칠레 배우 '루이스 그네코'가 연기한다.  존 F 케네디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미망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린 영화 <재키>를 감독한 남미의 '파블로 라라인'이연출했다.

▲ 영화 <네루다>의 한 장면, 시인 파블로 네루다

파블로 라라인 (Pablo LARRAIN)감독은 1976년 출생으로, UNIACC 대학교에서 시청각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2005년 첫 장편 <푸가>(2005)를 연출했고, <토니 마네로>(2007)는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서 상영, 2015년 <더 클럽>(2015)이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상영되었고,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네루다>는 그의 여섯 번째 장편 영화다.

<네루다>는 2016년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초청 이후 토론토국제영화제, 시카고국제영화제, 뮌헨필름페스티벌, 골든글러브어워즈 등 전 세계 20여 개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등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국내에서는 5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인협 = 임순혜 기자]


임순혜 기자  soonhr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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