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재판이 필요할까? 박근혜 재판은 마녀사냥일까? 박근혜 재판일인 23일 본지 기자는 박근혜 재판을 취재하기 위해 일찌감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울중앙지방법원 주차장에 주차를 해놓고 카메라를 매고 기다렸다. 박근혜 재판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취재인들이 이미 100여명 정도 한발 압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앞서 박근혜 503번 피고인은 재판을 받기 위해 이날 오전 8시 37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법무부 호송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했다. 박근혜 재판 호송차에는 박근혜 503번 피고인과 교도관만 탑승했다. 호송용 미니버스는 별다른 이동 경호나 교통통제 없이 일반 차량과 섞여 주행했다. 신호등에 계속 걸리고 출근시간대여서 차가 막혀 정차와 주행을 반복했다.

▲ 박근혜 재판이 2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법정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오전 법정에 출두하는 박근혜 503번 피고인이 재판을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원 구치감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박근혜 503호 피고인은 재판을 받기 위해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 카운티 미니버스에 홀로 탑승했다. 나홀로 호송인 셈이다. 일부 언론사 기자들은 박근혜 503호 피고인을 호송하는 모습을 생중계하는 방송 속보 뉴스를 모바일로 보고 있었다. 본지 기자도 박근혜 재판 동선 취재 차원에서 해당 뉴스 속보 화면을 함께 쳐다봤다.  박근혜 재판 전 모습을 스케치 하기 위한 취재진들은 일제히 박근혜 재판장으로 향하는 서울구치소 호송차 앞 뒤 옆으로 따라붙었다. 마치 어린 시절 동네 연막소독 차량이 들어오는 날이면 철모르는 동네 꼬마들이 함성을 지르며 연막소독차량을 따라붙었듯이 그런 모양새다.

▲ 박근혜 재판이 2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법정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오전 법정에 출두하는 박근혜 재판의 공범 최순실 비선실세 수괴가 재판을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원 구치감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박근혜 503번 재판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취재진들은 법원 안팎으로 약 3-400명으로 늘어났다. 이윽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첫 정식 재판을 받기 위해 23일 오전 9시 8분쯤 감청색 서울구치소 호송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파란색 법무부 미니버스 호송차량에서 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짙은 파란색 사복 차림으로, 가슴에는 수인번호 ‘503번’이라고 쓰여진 배지를 달았다고 법원 관계자가 설명해줬다.

▲ 박근혜 재판이 2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법정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오전 법정에 출두하는 박근혜 503번 피고인의 동생 박근령씨가 공화당 신동욱 총재의 안내를 받으며 박근혜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그는 또한 “일단 박근혜 재판이 열리기 전 박근혜 503번 피고인은 지하에 있는 대기장소에서 해당 재판부로 호송관들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하게 되고, 재판 시간이 되면 법정에 입장하게 된다”고 비교적 친절히 설명했다. 파란 법무부 미니버스 호송차에서 내린 박근혜 503번 피고인은 누가 볼세라 서둘러 지하로 들어가버렸다. 박근혜 재판 시간까지는 아직 50분이나 남은 시점이었다.

법원 담벼락 밑에 옹기종기 쥐떼들처럼 모여 카메라는 들고 있던 기자들 사이에 “에이 망쳤어!” 등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박근혜 503번을 내려놓은 호송차가 갑자기 매우 밝은 조도의 차량 해드라이트를 켜고 비상등까지 샛노랗게 ‘깜빡! 깜빡’ 켜고 이동을 시작하려는 바람에 역광으로 자동 EOS 카메라이 일제히 초점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사진 취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근혜 재판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에겐 이나마 다행이다.

박근혜 재판이 열리는 417호 법정은 아예 근처에도 접근할 수가 없다. 사전에 방청 신청권을 신청해서 7대1의 경쟁을 뚫지 못한 본지 기자는 법정을 올라가는 입구에서 발을 돌려야했다. 결국 박근혜 재판을 취재하기 위해 오전 내내 아침 일찍부터 애를 쓴 결과는 503번 피고인이 잠깐 호송차에 내려서 법원 지하 피고인들 대기실로 들어가기 전까지 몇 개의 흐릿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전부였다.

박근혜 503번 피고인은 이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 격인 올림머리 모양새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나왔다. 서울구치소에서 머리핀을 구입한 것일까? 아니면 누구 비선 보안손님을 통해 구했을까? 박근혜 503번 피고인은 이날 머리 뒷부분을 묶고, 약간 올림머리 형식이 남은 머리모양을 하고 서울구치소 호송차에서 내려 재빠르게 서울중앙지방법원 지하실을 향해 들어갔다.

박근혜 503번은 이렇게 재판에 앞서 서울지법에 도착 직후 법원 지하 구치감에서 일단 대기했다. 박근혜 503번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법원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첫 정식 재판기일에 참석했다. 자신의 40년 지기인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함께 세기의 재판을 받고 있다.

오전 8시37분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발한 박근혜 503번 피고인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첫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박근혜 503번 피고인을 태운 호송차량은 에스유브이(SUV) 한 대의 길안내를 받으며 30여분 만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했다. 올림머리를 하고 남색 정장을 입은 박근혜 503번 피고인은 두 손에 수갑을 찬 상태로 호송차에서 내렸다. 박근혜 재판은 지난 3월31일 구속된 지 53일 만에 열렸다.

박근혜 503번 재판은 삼성 등 대기업에서 총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피고인에게 국민을 괴롭히는 등 18가지 혐의에 대해 진행되지만, 박근혜 503번 피고인은 검찰 조사와 특검 조사에서 그랬듯이 모든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날 박근혜 재판 취재과정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본지 기자에게도 ‘꿩 대신 닭’이라는 행운은 찾아왔다. 박근혜 503번 피고인의 친매 박근령씨가 남편인 공화당 신동욱 총재의 안내를 받으며 사뿐 사뿐 법원을 걸어 들어왔다. 박근혜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들어왔다는 박근령씨는 언니 박근혜 재판에 대해 몇마디 말을 남겼지만, 목소리가 너무 작아 구별하기는 어려웠다.

박근혜 재판에서 약간의 시간동안 사진촬영이 허용됐으나 7대1의 방청권 경쟁을 뚫지 못한 본지 기자는 이궁리 저궁리 끝에 방청권 비표를 가슴에 달고 있는 이에게 다가가서 박근혜 재판 전에 사진 찍는 시간에 휴대폰으로 사진을 좀 찍어 달라고 부탁을 하려다 아연 실색하고 부탁을 포기했다. 그의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 꼬깃꼬깃 접어 쑤셔박은 태극기 끝자락이 보였고, 그는 본지 기자가 가슴에 달고 있는 ‘세월호 노란 리본’을 보며 ‘경악’하는 얼굴이었다.

박근혜 재판이 있는 이날 법원 정문 밖에는 일찌감치 친박 단체 회원 수백명이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 재판 결과에 대해 호소하고 있었고, 진보단체도 모여들었지만, 볼 장 다 봤다는 듯 박근혜 재판에 대해 크게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다만, 원외 정당 녹색당이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재판부에 ‘엄벌’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