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 임명이 심상치 않다. 백원우 임명에 다시 떠오른 이명박, 백원우 전 의원이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비서관에 임명됐다. 백원우 임명은 25일 결정된 인선으로, 이날 백원우 전 의원까지 인선으로 청와대 민정라인은 다른 수석실보다 인선이 빨리 마무리됐다. 특히, 이날 백원우 민정비서관 임명으로 민정수석실은 조국 수석부터 시작해서 대부분 비 검찰 출신으로 채워졌다. 일각에선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현안을 본격적으로 다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원우 임명은 이처럼 파격적이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다음 날 조국 민정수석을 임명한 뒤 2주 만에 민정수석실 인선이 완료됐다는 점은 공통 분모가 있다.

▲ 백원우 신임 민정비서과이 지난 2009년 5월 29일 故 노무현 영결식장에서 헌화 분향을 하려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고함을 치다 경호원들에게 제압 당하고 있다. 백원우 민정비서관의 이날 행동 장면은 전국민들이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청와대 내 다른 수석실과 비교해 가장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과 비검찰 출신들이 대거 발탁됐다는 점이다. 이전 정부에서 검찰 출신이 민정수석실을 독차지 하면서 전면 배치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비검찰 출신이 대거 발탁됐다. 교수 출신의 조국 민정수석부터 감사원 출신 김종호 공직기강비서관, 판사인 김형연 법무비서관, 오늘 임명된 백원우 민정비서관까지 모두 비검찰 출신이다. 다만, 검찰 출신은 지난 주 임명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유일하다. 그나마 박형철 비서관은 검찰을 나와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백원우 전 의원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거론하고 있다. 백원우 신임 민정비서관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어떤 관계가 있은 것일까?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 공약 사항인 공수처 설치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까지 산적한 검찰 개혁 관련 현안을 비검찰 출신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로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시간표가 더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백원우 신임 민정비서관은 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초기 민정수석실에서 행정관을 지냈다.

현직 의원이었던 지난 2009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사죄하라"고 고함을 치다 제지를 당하기도 했는데,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한 백원우 의원과 김현 의원은 울분을 못 이겨 고함을 지르고 통곡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백원우 민정비서관으로 임명은 여러 면에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 수도권 지역구의 재선 국회의원이 1급 자리로 하향 취업했고, 검사가 독점한 자리에 비 검사 출신이 임명됐다.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 이로 인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악연도 화제가 됐다는 점이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주 4대강 사업 정책 감사를 지시한 대목도 열결해 볼 대목이다. 네티즌들이 “이명박 떨고 있나?”라고 목소리를 내는 게 결코 우연의 일치나 공연한 염불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백원우 신임 비서관은 우선 재선 의원이다. 국회의원은 최소 차관급 예우를 받는다. 민정비서관은 1급이다. 물론 민정비서관은 민정수석실 선임 비서관이다. 다른 비서관에 비해 급이 높다는 평가가 있지만, 일단 재선의원과는 급이 맞지 않는다.

백원우 전 의원의 민정비서관 하향 기용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볼 때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이미 전례가 많다. 진성준 전 의원이 정무기획비서관에 임명됐고, 한병도 전 의원도 정무비서관에 내정됐다. 역시 1급인 박수현 대변인도 국회의원 출신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백원우 전 의원 민정비서관 임명에 대해 “현 정부의 인사는 과거와 달리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있다. 필요한 인사는 적재적소에 쓰겠다는 실용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백원우 전 의원이 임명된 보직 민정비서관의 역할을 크게 둘로 나뉜다. 첫째,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감사원 등 사정기관 업무를 총괄하는 민정수석을 보좌한다. 둘째, 여론 동향 파악 및 대통령 친인척 관리 등의 역할을 맡는다. 때문에 역대 대통령들은 이 자리에 검사 출신을 주로 앉혔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민정비서관도 검사 출신이다. 하지만 백원우 비서관은 비법조인이다. 물론 민정수석도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조국 서울대교수가 임명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심 동향 등 여론 수렴과 대통령 친인척 등 주변인 관리 위해서 친인척에게 직언이 가능한 정치인 출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민정수석실에는 법률가가 이미 많이 있다는 부분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이명박, 사과하라!” 고함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악연을 두텁게 쌓은 인물이다. 백원우 민정비서관과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악연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유명한 일화를 가지고 있다.

당시 현직 국회의원이었던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지난 2009년 5월 29일 경복궁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헌화를 마치고 분향을 하려하자 “사죄하라. 어디서 분향을 해”라고 고성을 지른 바 있다. 당시 진행요원이 백원우 비서관을 강제로 제압한 뒤 끌어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백원우 비서관은 이로 인해 고발을 당했고, 검찰에서 약식 기소됐으나 2013년 무죄가 확정됐다.

백원우 비서관은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동국대부속고를 졸업한 뒤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왔다. 대학생 때 전국대학생연합(전대협) 연대사업국장를 맡았다. 백원우 비서관은 고려대 졸업 후 1994년 고 제정구 의원 비서관으로 일했다.

백원우 비서관은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로 있던 1997년 보좌역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대선 때 정무비서로 활동했으며 노무현 정부에서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탄핵 역풍 속에서 진행된 2004년 총선 때 시흥시갑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백원우 비서관은 이어 같은 지역구세어 재선에도 성공했으나 19대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연거푸 낙선했고 이번 20대 대선 때는 중앙선거대책본부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백원우 비서관을 지원 유세하기도 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