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1)이 법정에서 검찰 측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지키라”고 흡사 혼이 비정상인 것 같은 소리로 호통을 쳤다. 최순실은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65)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재판에서 검찰 측 강일민 검사에게 “검사님, 저희가 모신 대통령이니까 예의를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기가 모신 대통령인데 왜 남들이 예의를 갖추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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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길라임이 송중기를 만났을 때,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 박근혜씨가 대통령 이었던 시절인 지난 2016년 04월 11일 박근혜는 태양의 후예에 출연했던 주인공 송중기를 만났다. 엄청난 국민 혈세를 들여 송중기를 역사에 남을 위인으로 만든 박근혜는 이날 몹시 흐뭇한 듯 이날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평소 냉담하고 싸늘한 입가에 웃음을 종일토록 달고 살았다. |
이에 재판부는 최순실에게 “증인에게 질문만 하라”며 제지했다. 앞서 강일민 검사는 변호인 측이 증인에 대한 반대신문에서 핵심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일민 검사는 “현란한 유도신문이 나왔다. 박근혜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독대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면세점 재취득, 최재원 석방 등 SK 측의 현안이 언급된 게 핵심”이라고 박근혜 피고의 혐의의 핵심을 찔러댔다.
최순실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을 향해 “흥분한 검사님(강일민 검사)은 SK에 현안이 많다고 했지만 그런 SK의 요구를 (박근혜가) 들어 준 게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조금도 반성이나 속죄함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는 ‘증인에게 물어볼 것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지난달 23일 열린 첫 재판부터 이날까지 박근혜는 증인에게 단 한 번도 질문을 하지 않았으며, 아무런 대답 없이 고개를 젓는 모습만으로 일관했다.
박근혜의 ‘송중기 사랑’도 화제다. 박근혜가 대통령이었던 시절 지위를 이용해 특정 연예인을 부각하도록 지시한 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지난 15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따르면, 안종범 전 대통령경제조정수석비서관(58·구속기소)의 업무수첩에 정부가 추진하는 한류 관련 사업에서 특정 연예인을 부각하도록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지시한 정황이 적힌 것으로 드러났다.
수첩에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기소)이 기획한 한류체험단지 ‘케이스타일허브’ 사업에서 연속극 <태양의 후예> 에서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송중기가 부각되도록 지시한 정황이 포함돼 있다. 한마디로 대통령 직위를 이용해서 마음에 드는 남자 연예인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퍼줬던 거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박근혜는 그의 수속인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송중기의 발자취 영상을 만들고, 송중기가 출연한 KBS 2TV <태양의 후예> 홍보자료를 보완하라고 지시했다는 거다. 송중기가 무슨 커다란 역사적 공과라도 세워서 이나라 역사에 길이 남을 위인이라도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박근혜는 이에 더 나아가 건물 앞에 송중기 입간판을 세우고 판매상품의 가격을 올리라는 등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상전 박근혜씨의 추상같이 지엄한 지시에 따라 케이스타일허브 앞에는 입간판이 세워졌다. 당초 26억원에 불과했던 예산은 두 번의 증액을 거쳐 171억원으로 불어났다. 마치 국민을 괴롭히며 짜낸 고혈을 마음에 담고 있는 남자 연예인을 위해 물쓰듯 써대는 대목이다.
박근혜는 지난해 3월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태양의 후예>가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에는 박근혜가 친히 송중기를 대동하고 케이스타일허브에서 약과 만들기 체험을 했다.
박근헤 대통령의 ‘송중기 챙기기’는 송중기의 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송중기는 지난 4월 <태양의 후예> 종방 기념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당시 송중기는 “저도 모르게 (박근혜 전 대통령에) ‘처음 뵙겠습니다’하고 인사했다”며 “그런데 사실 입대 전 어린이날 행사때 뵌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이어 “저는 대통령님을 뵐 기회가 많이 없으니까 저도 모르게 나간 인사였다. 그런데 대통령님은 ‘우리 봤었잖아요’ 하고 대답하시더라”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평소 송중기씨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근혜는 잠깐만 스친 찰라에도 정확히 기억하는 놀라운 기억력은 특검이나 법정에선 전혀 발휘되지 못하는 놀랍고도 편리한 기억력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송중기는 박근혜의 이토록 놀랍고도 편리한 기억력에 대해 이에 대해 군대 가기 전 어린이날 행사했을 때 청와대서 뵀는데 난 대통령님을 뵐 기회가 별로 없으니까 나도 모르게 ‘처음 뵙겠습니다’고 했는데 대통령님께서 ‘우리 봤었잖아요 이러시더라. 그리고 군대 잘 갔다왔느냐고 말씀해주시더라. 굉장히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다. 아마 다들 그러시지 않을까 싶다.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또한 “그래도 ‘군대 잘 다녀왔냐’고 말해주셔서 감사했다”면서 “앞으로도 겸손하라며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셔서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개 돼지 국민들을 상대로 제왕적 전제군주를 꿈꾸며 이를 강하게 추진했던 박근혜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은 조언으로 보인다.
송중기는 나아가 “드라마와 관련해서는 방송에 나왔듯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드라마로 인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런 사랑 받는 걸로 인해 또 앞으로도 겸손하라고 어르신으로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고 할머니뻘인 박근혜의 횡설수설을 전했다.
박근혜 관련 소식은 어기서 끝나지 않는다. 박근혜 조카로 알려진 ‘은지원’이라는 친척 행세하며 사기행각을 벌인 70대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박근혜 5촌 조카로 알려진 보이그룹 젝스키스 멤버 은지원씨와 같은 성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점을 이용해 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은모씨(77)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범인 은씨는 자신도 박근혜의 친인척으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 친박 정치인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
사무실에 은지원씨와 박근혜가 같이 찍은 사진을 붙여 놓고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들과 친인척 관계에 있음을 수시로 강조했다. 그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가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고 말하기도 했고 이따금 “청와대에 다녀오겠다”며 어디론가 외출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이런 모습에 속은 피해자들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박근혜 취임 2주년 기념행사’ 등을 명목으로 그에게 1억9000여만원을 건넸다. 그는 한 공연기획사에 ‘취임 3주년 기념행사’ 후원금으로 1억원을 요구했다가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은씨는 검찰 조사와 법원 재판과정에서 자신이 은지원씨 친척이 아니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항소한 뒤 “은지원과 먼 친척 관계”라고 다시 말을 바꿨지만 은지원씨 측은 “친척이 아닐 뿐 아니라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법원에 밝혔다. 박근혜를 팔아먹은 은씨에 대해 2심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2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박근혜와의 친분을 사칭하며 사기를 치는 사기범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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