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등이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 연수를 떠난 충북 도의원 중 한 명인 김학철 도의원은 20일 KBS와 통화에서 김학철 도의원 등 8명이 외유성 해외여행을 떠난 것을 비판하는 국민을 설치류에 빗대 파문을 일으켰다. 국민 개 돼지 발언보다 수위가 더 높게 ‘국민 설치류’가 된 셈이다.

▲ 김학철 도의원 망언 당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하필이면 충북 수해지역을 찾아 '삽질'을 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놓고 삽질이라는 표현이 이상하게 변질됐지만 자신은 민심속으로 들어왔다고 삽질에 기염을 토했다.

김학철 의원은 20일 오전 방송된 KBS와의 통화에서 수해복구 대신 유럽 연수를 택한 충북 도의원들을 향한 비판이 거센 것을 두고 “무슨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만한 게 지방의원이냐”며 “지방의원이 무소불위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처럼 그런 집단도 아닌데”라고 불평했다.

김학철 도의원이 국민을 비유해서 언급한 레밍은 몸길이 3.5∼3.8㎝, 꼬리 길이 약 1.5㎝ 정도의 쥐과 설치류 동물로, 집단을 이루고 우두머리 쥐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이 있어 호수나 바다에 줄줄이 빠져 죽는 일도 있다. 이 때문에 레밍은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기도 한다. 간단히 들쥐떼 집단이라고 보면 된다.

레밍은 사람들의 맹목적인 집단행동을 부정적으로 말할 때 종종 빗대어 인용되는데, 지난 1980년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존 위컴이 한 미국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은 레밍과 같아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면 그에게 우르르 몰려든다"고 발언해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즉, 대한민국 국민성이 들쥐떼같다는 비하발언인 거다.

김학철 도의원 국민 설치류 발언이 전해지자 온라인과 SNS에서는 난리가 났다. 네티즌들은 김학철 도의원 개인뿐만 아니라 김학철 도의원이 속한 자유한국당도 싸잡아 욕설과 비난을 퍼부어댔다. 김학철 도의원 망언으로 분기탱천한 네티즌들은 내년 지방선거 때 표로 심판하자며 자유한국당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김학철 도의원이 망언을 쏟아내던 당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청주시내의 한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아 장화를 신고 열심히 ‘삽질’을 하며 지역 민심을 샀다. 불굴의 노력은 청와대의 초청조차도 물리치고 달려간 청주시내 수해현장에서 흡사 5만촉광의 불꽃처럼 빛을 발하며 피해복구는 성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하필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철 도의원이 ‘망언’을 쏟아내면서 홍준표 대표의 이날 무임노동은 모조리 물거품이 됐다.

홍준표 대표는 “해외연수에 간 의원 4명중 우리당에 있는 분이 세 분이라고 하는데 바로 징계 조치하겠다”고 자신의 불굴의 의지를 꺾은 김학철 도의원 등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자당 소속의 충북도의원이 최악의 수해 상황에서 유럽 국외 연수를 강행하면서 지역 민심을 들끓게 한 것도 모자라 외유 논란의 당사자인 자당 소속 김학철 도의원이 쏟아낸 망언에 반발한 공분이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의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든 것은 마음이 바다처럼 매우 넓은 홍준표 대표라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이에 더 나아가 한 지역 언론은 “최악의 수해 상황에서 유럽 국외 연수를 강행한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4명과 수행 공무원들이 조기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학철 자유한국당 의원등 일부 도의원들이 한때 조기귀국을 반대하며 버틴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고 보도하면서 결국 분기탱천하며 마그마처럼 끓었던 민심은 폭발하고 말았다.

김학철 도의원 망언의 발단은 본래 충청도의회가 행정문화위원회 김학철 자유한국당 도의원 등 도의원들은 지난 18일 8박10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관공서와 관광지 등을 둘러보는 국외 연수를 떠났다고 밝히면서 지역 민심은 들끓기 시작했다.

지방자치법의 지방의원 국외 연수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라지만, 김학철 도의원 등이 출국 하루 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해 놓고 곧바로 여행 짐을 꾸렸다는 점에서 김학철 도의원 등은 범국민적 공분을 샀다.

여론이 악화되자 다시 도의회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깊은 상실감과 아픔에 잠겨 있는 상황에서 해외 연수를 강행한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도민에게 정말 씻기 어려운 큰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깊은 사죄 한다”고 밝혔고, 우연의 일치로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서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홍준표 대표는 ‘몽니’를 부리면서 삽을 들고 청주 수해지역으로 달려갔다. 흡사 “대통령이 불러도 안가고 피해지역에 왔노라!”라는 거다.

하지만 끓는 민심이 폭발하는 과정에서 외유성 해외여행에 나선 도의원들이 급거 귀국쪽으로 가닥을 잡자 자유한국당 김학철 의원은 조기 귀국을 반대하며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철 의원은 “이대로 돌아가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해외연수도) 선진사례 정책개발이 필요해서 도입된 제도인데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하면) 사실상 돈만 날리고, 욕은 욕대로 얻어먹는 것”이라고 조기 귀국을 강력히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학철 도의원 등 충북도의원들의 외유를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 “세월호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지않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즉각 김학철 도의원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김학철 도의원을 맹렬히 비판하고 나섰다.

한편 앞서 김학철 의원은 지난 3월26일 청주 상당공원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찬성하는 세력들을 겨냥해서 “대한민국 국회에 250마리의 위험한 XXX들이 미쳐서 날뛰고 있다. 미친개들은 사살해야 한다”고 말해 범국민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도 있다. 20일 오후 현재 김학철 도의원 귀국 시간과 김학철 도의원의 귀국 경로를 묻는 네티즌이 늘어나고 있다. 김학철 도의원의 귀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