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과 김혜진의 첫 만남은 아주 어릴 때였다. 이훈이 중학교 2학년때부터 졸졸졸 김혜진을 따라다녔지만, 김혜진은 미동도 없이 7년간을 버텼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다. 이훈이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서창 캠퍼스)하던 93년에서야 비로소 김혜진이 이훈의 접근을 허락하고 정식으로 서로 접촉(?)할 수 있었다. 이훈의 오매불망 사춘기가 김혜진을 저의기 감동시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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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탈랜트 이훈이 21일 백종원의 푸드트럭에 출연해서 과거 폭행사건에 대해 설명하며 이훈만의 입담을 과시했다. |
이훈에겐 김혜진의 방어막 뿐만이 아니었다. 이훈 집안이 극히 보수성향을 띤 가정에 이훈의
부친 또한 ‘한 성질’하시는 분이시라 이훈의 아버지는 연상녀 김혜진과의 결혼에 대해 질색했다. 그러나 이번엔 김혜진이 이훈을 놓치고 싶지 않았는지 또 지성이면 감천이 됐다. 김혜진이 이훈의 목숨을 구한 거다. 흡사 팅커벨이 피터팬을 구한 것처럼... 이훈은 당시를 “내가 2층 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꿈에서 김혜진이 나타나 자꾸 귀찮게 깨웠다. 기분이 몹시 좋지 않게 잠을 깼는데, 때마침 창문으로 ‘양상군자’가 집으로 들어오려는 것을 목격했다. 용기를 내서 ‘도둑이야!! 도둑이야!! 도둑 잡아라!!’를 목청껏 외치고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고 털어놨다. 이훈의 우렁찬 목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란 도둑을 그만 불쌍하게 땅바닥에 그대로 떨어졌고, 부상을 입었는지 쉽게 붙잡혔다. 이훈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그때 도둑은 칼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 지금의 아내가 내 목숨을 살린 거다. 이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는 마음을 돌렸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훈의 열열한 사랑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처가인 김혜진의 집안 또한 제법 동방예의지국의 자긍심을 한껏 품고 있는 가문이라 “집안이 먹고 살만하고 넉넉한데 왜 하필 연하의 연예인하고 결혼하겠다는 거냣!”이라며 김혜진의 양친 모두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절대 안된다”는 식으로 극구 이훈 김혜경의 마그마같은 사랑을 허락하지 않았다. 예부터 시련을 겪는 사랑은 억지로 떼려야 떼어낼 수 없는 법이다. 이훈은 오히려 완고한 바위덩이 같은 김혜진의 양친을 설득하고 또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 없다고 했다. 이훈은 결국 양친을 넘어뜨리고 김혜진과의 결혼에 성공했다. 이훈은 그후 김혜진을 괄시하거나 업수이 여기지 않았다. 김혜진을 집안에 두고 밖에서 다른 미모의 연예인들은 물론 어떤 여성에게도 ‘눈을 돌리지 않았다’ 그 결과 이훈은 결혼 16년째인 올해까지도 단 한번도 이혼하는 일이 없이 김혜진과 알콩달콩 잘 살고 있는 거다.
이훈은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과거 군대 현역입영 최소소송을 벌였다. 이훈의 매우 대한민국 건아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훈은 지난2000년 SBS 인기 드라마 ‘천사의 분노’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가 갑작스러운 군입대로 중도하차의 위기에 처해졌다. 당시 이훈은 진퇴양난이었다. 이훈의 아내 김혜진은 임신해서 배가 남산만하게 불러왔고, 이훈과 김혜경의 결혼을 극구 반대하시던 부친은 사업 실패로 인해 집안이 ‘생계 곤란’의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훈은 이런 사정으로 인해 현역 입영을 미루기 위해 현역입영 최소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병무청이 어떤 곳인가? 별로 잘나가지 못하는 집안의 현역 입영 대상자에겐 자비나 또다른 루트의 융통성은 전혀 없지 않은가? 병무청은 이훈의 부인 김혜진이 부양능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기어코 예정된 날짜에 입대하라고 이훈을 압박했다. 이훈은 결국 입대해서 지난 2000년과 2001년 군대 병영특집극 ‘네이비’와 ‘막상막하’ 등을 찍게 됐다.
이훈이 현역 입영한 것은 정말 잘한 거다. 공연히 다른 연예인들처럼 ‘군대 가겠다!’고 입으로는 기염을 토하다가 입대 날짜 몇일 앞두고 미국으로 귀화해버리거나 이런 저런 인맥을 통해 다소 짧은 병역 혜택을 적당한 가격에 구입하는 등의 행위를 일체하지 않은 거다. 이훈은 당당히 군면제를 위한 이런저런 작은 머리를 동원하지 않고 입대했다. 다만, 이때 군대에서 적과의 생사를 다투기 위해 익힌 주먹과 발길질이 제대 후에도 가끔 제어불능 상태에 이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대한의 건아 이훈은 김혜진과의 사이에 떡두꺼비를 쏙 빼닮은 아들만 둘을 낳고 아웅다웅 화목하게 살고 있다.
이런 이훈도 늘 잘 나가는 것만은 아니다. 이훈은 한때 사업실패로 인해 폐인처럼 고통의 세월을 보낸 적도 있다. 인생 굴곡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지만 이훈의 사업실패는 부친으로부터 유전된 게 아닌가 심히 의심이 들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확정할 무엇은 없다.
국민 탤런트가 된 이훈이 21일 오후 방송된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에서 사업 실패로 30억 원이 넘는 빚을 진 뒤 힘들었던 사연을 공개했다. 이훈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훈이 공공연하게 방송에서 이같은 사실을 털어놓은 것은 아마도 빚을 다 갚은 모양이다. 만일 채무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는데 이훈이 이렇게 방송에 대고 과거 빚 때문에 힘들었던 이야기를 해대면 이훈의 채권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이훈을 붙잡아 조리돌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버젓이 제공하게 되는 셈이다.
이훈은 이날 “사업 실패 이후 1년여 동안을 폐인처럼 살았다”라며 “그동안 집안에 틀어박혀 반찬에 소주를 마셨다”라고 곤궁했던 시련의 시절을 이야기했다. 이훈은 “나는 일이 없으면 안 된다. 방송이 없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면서 제작진에게 “도움을 준다면 무엇이든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도에 넘는 채무자가 가장 현명하게 처신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좌절하지 않고 무엇이라도 하는 거다.
이훈은 이날 푸드트럭 음식으로 닭꼬치를 골랐다. 왜 하필 이훈은 닭꼬치를 골랐을까? 이훈은 닭발이나 핫윙 내지 앞가슴살 같은 것은 좋아하지 않는 건가? 이훈은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거듭 거듭 피땀을 요구하는 요리연습을 거쳐 강남역 푸드트럭 사장들과 함께 나란히 도전자로 나섰다.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는 이훈의 모습은 분당 최고 시청률 9.1%까지 치솟으며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훈만이 도달할 수 있는 근래에 보기 드문 시청율이다. 이훈이 푸드트럭 총책임자로부터 모종의 상여금이라도 더 청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거다. 연예인은 시청율로 말하고, 프로그램 방송은 시청자가 평가한다는 말이 있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이훈의 이날 출연은 분명 푸드트럭에 대한 시청율 제고와 향후 인지도 향상에 매우 큰 기여를 했다고 해도 반론의 여지는 없을 듯 싶다. 이같은 이유로 이훈이 화제인 가운데 오히려 방송 다음날인 22일엔 과거 이훈이 폭력 사건에 연루돼 합의금으로 1억 원을 지불한 일화가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어떤 피해자분인지는 모르지만 억대 합의금을 요구한 배짱 하나는 두둑해 보인다.
이훈은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 출연했다. 당시 방송에서 MC들은 “이훈 씨가 한 때 김창렬 씨보다 합의금이 더 많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너무 많으니 합의금을 할부로 내겠다고 해서 판사도 어이없어 했다더라”며 이훈 폭력 사건 관련 사실 여부를 캐물었다.
이훈은 이에 대해 거짓말이나 과장도 없이 “어설픈 무용담이다”라면서 “가장 큰 금액은 1억이다. 1년 동안 나눠서 냈다”고 말해, 듣는 이들을 경악케 했다. 이훈의 “가장 큰 금액”이라는 표현은 폭력 사건이 한 두 건이 아니라는 거다.
이훈은 이어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왜 먼저 시비를 걸고 싸움을 하겠냐”면서 “당시 무술감독님이 계셨고, 재활중인 프로야구 선수와 착한 개그맨이 있었다. 4명이서 포장마차에서 술을 먹고 있었다. 옆에 친구들이 우리에게 싸움을 걸었다. 계산을 하고 일어나려는 순간 싸움이 붙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기에선 이훈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필요하다. 낮선 이들과의 물리적 충돌은 반드시 육하원칙과 기승전결이 있는 법이다. 이훈이 억울한 피해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거다. 아니면 이훈 이외에 구타유발자가 함께 있었을 수도 있다.
이훈은 “무술감독은 싸웠을 때 처벌이 더 강했고, 재활 중인 야구선수는 그곳에 있으면 안됐다. 그리고 개그맨은 정말 착한 친구였다”면서 “그래서 내가 싸우게 돼 경찰서, 법원까지 간 것이다. 무술 감독님이 합의금을 나눠서 갚자고 했지만 그 뒤로 연락이 없더라”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훈의 무술감독이 순간의 창피함을 모면하기 위해 엄청난 합의금을 분할하는 불상사를 초래하지 않은 현명한 선택을 한 거다. 이훈의 이런 입담은 이날 시청자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이훈의 또 다른 면모다. 이훈의 향후 활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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