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 댓글부대 여론조작 관련 SNS 장악 보고서의 실체가 드러난 후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4일과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연이어 논평을 통해 국정원의 행태를 맹렬히 비난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국정원 댓글부대 의혹은 일찌감치 제기됐다. 심지어 SNS상에서 무조건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거나 야당 의원들에 대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계정에 대해서는 “너 국정원 댓글부대냐?”라는 대화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런 국민적인 의혹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난 거다.

국정원이 민간인으로 구성된 이른바 댓글부대를 최대 3500명 규모까지 운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정원 적폐청산TF는 특히 총선과 대선이 있던 2012년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제 검찰 수사가 곧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소위 “논뚜렁 시계”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바 있는데, 이 역시 이인규 전 검사장의 폭로에 의하면 국정원이 개입해서 조작한 사건으로 드러났다.

이번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은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면 수사는 국정원을 넘어서 국정원의 직속기관인 청와대, 즉 직속상관인 이명박 정부 당시의 청와대를 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문건이 바로 ‘SNS 장악 문건’이기 때문인데, 바로 이 문건이 청와대 회의 결과를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문건을 국정원은 다시 청와대에 보고했다.

댓글조작으로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국론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국정원 SNS 장악 보고서’는 지난 2011년 11월 8일, 국가정보원은 이른바 ‘SNS 장악 보고서’를 청와대에 보고한다. 이 보고서에는 “좌파여론에 점령당한 SNS의 주도권 확보 매진” “총선과 대선시 허위 정보 유통 선동에 대한 민심 왜곡 차단이 필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국정원이 중립적 책임을 내팽개치고 총선과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국가 공기관이 아닌 권력의 사기업으로 국정원이 존재했다는 이야기다.

총선을 5개월 앞둔 시점으로 국정원이 만든 선거 정국 분석이자 전략지침도 나왔다.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청와대가 이 보고서 작성부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침에는 “SNS를 국정 홍보에 활용하라”는 청와대 회의 내용을, 국정원이 전달받았고 이후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련 사실이 드러난 거다.

국정원은 청와대 회의 내용을 전달받아 한 달 만에 해당 보고서를 만들었고 청와대에 보고한지 열흘만인 11월 18일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직접 심리전단에 SNS 대응팀 강화를 지시했다. 곧 대응팀 한개, 35명이 증원된다. 이는 곧 청와대가 SNS 장악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국정원이 이에 대한 기획과 실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김효재 당시 정무수석이 국정원 문건을 보고받았다고만 알려져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 4일 오후 이와 같은 국정원 문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원세훈 국정원 선거여론조작, 결국 몸통은 이명박 청와대였나?”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3일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보고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지시하거나 깊숙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여론 조작사건의 몸통은 이명박 청와대인 셈이다. 실로 경악할 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어 “특히 국정원이 만든 ‘SNS장악보고서’는 2011년 10월 4일 청와대로부터 ‘SNS를 국정홍보에 활용하라’는 지시를 받아 만든 문건으로, 포털사이트와 SNS를 장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술 전략과 심리 조작 방법을 담고 있다고 한다”면서 “결국 반(反)정부 여론에 족쇄를 채우고, 민심을 조작하기 위해 이명박 청와대가 지시하고 국가정보원이 행동대장으로 나선 것이다. 이는 명백히 국정원의 탈법적인 정치개입이자 선거개입”이라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또한 “국정원 홈페이지에는 대공수사, 대북정보, 해외정보 등이 주요업무라고 라고 버젓이 게재되어있고 원세훈 국정원장 당시 원훈은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이었다”면서 “이명박 정권하의 국정원의 임무가 ‘국내정치개입과 선거조작을 위한 헌신’이었는지 묻는다. 이명박 청와대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진실로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따끔하게 정문일침 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나아가 “선거여론조작에 혈안이 되었던 국정원의 용서할 수 없는 위법행위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꼭 치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말해 사실상 철저한 수사 촉구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그래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5일 오전에도 “MB정권 불법댓글부대는 반민주ᆞ반헌법적 폭거”라는 제목으로 서면 논평을 내고 “국정원 댓글사건의 재수사가 불가피해졌다고 한다. 원세훈 국정원이 주도한 여론조작용 댓글부대가 무더기로 존재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사실관계를 전제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또한 “그렇게 시치미 뚝 떼고 부인 하더니, 결국 불법댓글부대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법과 원칙’을 외치며 국민의 입을 틀어막았던 이명박 정권이, 뒤로는 천인공노할 불법을 밥 먹듯 자행한 것”이라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다시 “이는 혈세로 민심을 왜곡조작하고 정부비판에 재갈을 물린 묵과할 수 없는 반민주주의, 반헌법적 폭거”라면서 “민심조작 댓글부대가 이명박정권 국정원의 존재이유였는지 참으로 개탄스럽다. 누구도 예외 없는 철저한 재수사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잡고, 국정원 정치개입근절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