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이날 단독으로 “5·18 민주화 운동에 관한 SBS의 연속보도, 오늘(20일)은 80년 광주에 북한군이 개입했던 증거라며 극우인사 지만원 씨가 제시했던 이 사진들에 관한 내용”이라면서 관련 화면과 함께 “지만원 씨는 사진 속 시민을 북한 특수군, 이른바 광수라고 주장했는데 SBS는 사진 속 인물들이 우리 국민들이라는 걸 밝혀낸 바 있다.

▲ 지만원 박사가 지난 2015년 6월 광주 5.18민주화혁명 당시에 대해 설명하는 '5.18 광주 잠입, 북한특수군 얼굴공개' 기자회견을 보도한 뉴데일리 화면을 갈무리했다.

그렇다면 지만원 씨는 이 사진들을 어디에서 구해 거짓 주장을 하는 데 썼던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SBS는 이어 “지만원 씨가 지난 7일, 5·18 진상 규명 보고 대회라는 곳에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장면”이라면서, 과거 지만원 박사의 “전투 준비하는 거야. 교도소 공격하려고 전투 준비하는 거야. 총기를 많이 쌓아두고 무슨 총기가 있는가 들여다보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장면을 삽입했다. 즉, 지만원 박사가 주장했던 사진들에 대한 허구성과 자료 입수의 의혹을 함께 제기한 대목이다.

 

SBS는 이를 보도하면서 “국방부가 공식 부인했고 5·18 단체와 시민들이 낸 관련 소송에서 잇따라 지면서도 지만원 씨는 북한군 개입설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고 극우 사이트는 이걸 퍼트리고 있다”면서 “그런데 SBS가 기무사 비공개 사진첩을 입수해 확인해 보니 지만원 씨가 공개한 사진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폭로했다. 일개 개인인 지만원 박사가 어떻게 기무사 자료를 활용할 수 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SBS는 나아가 “(지만원 박사가) 교도소 공격 준비 장면이라는 사진은 시민군이 총탄을 점검하는 장면으로 기무사가 설명을 달았고 총기를 쌓아 놓은 사진은 설명은 없지만 총기를 반환하기 위해 모았을 때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5·18 자료를 수집·분석해 온 전문가들은 처음 보는 사진들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SBS는 특히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 관계자가 “처음 본 것 같은데요. 지만원이 자주 활용하는, 그러니까 (사진을) 감춰놓고 자기들만 보여주는 거네요. 기무사에서 어떻게 흘러나왔지?”라고 말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지만원 박사가 공연히 ‘박사’가 아니라는 것을 간과한 발언이다.

 

SBS는 나아가 “사진뿐 아니다. 지만원 씨는 안기부 시각에서 5·18 상황을 정리한 안기부의 문건을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공개하며 왜곡된 주장을 폈다”면서 “이 대외비 문건 역시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가 37년 만에 처음 입수했다는 기무사 자료 안에 포함돼 있었다”고 폭로했다. 즉, 지만원이라는 개인이 어떻게 대외비 문건에 있는 자료를 손에 넣을 수 있었느냐는 거다.

 

SBS는 그러면서 “지만원 씨는 SBS와 통화에서 사진은 언론사 데이터 베이스에서 군 기록은 신군부 측 변호인을 통해 입수했다고 말했지만 어느 언론사인지 변호인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기무사 자료들이 극우 인사인 지만원 씨한테 흘러가 역사 왜곡에 악용된 것인지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만원 박사가 이처럼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같으면 지만원 박사의 주장을 대서특필하거나 지만원 박사 관련 엄호사격을 가했던 보수 언론들은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 조용하다. 지만원 박사가 몹시 외롭고 겁이 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만원 박사는 지난 20일 자신의 인터넷 커뮤니티 ‘지만원의 시스템클럽’을 통해 “오늘의 SBS 8시 뉴스는 Good News”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리며 SBS의 이날 뉴스를 반박했다. 지만원 박사의 ‘나홀로 외로운 투쟁’이 시작된 것처럼 보인다.

  

지만원 박사는 이날 “11월 20일 SBS가 저녁 8시 뉴스에서 모처럼 나에 대해 방송을 했다. 나는 극우로 전제한 다음 지난 11월 7일 프레스센터에서의 내 영상 일부를 소개하면서 극우논객 지만원은 5.18당체들로부터 고소를 당하고 연속 패하면서도 계속 북한특수군의 광주개입을 주장한다고 말문을 열었다”면서 “이 자체가 허위방송이고 마타도어다. 나는 5.18단체와의 소송전에서 1승1패를 했을 뿐”이라고 SBS 뉴스 관련 사실을 전제했다.

 

지만원 박사는 그러면서 “2002년에는 ‘5.18은 순수한 시민들을 불순분자 남한의 불순분자들과 북한특수군이 선동하여 일이킨 폭동이다’ 아주 짧은 이 글을 2002.8.16. 동아일보 및 문화일보 광고문에 넣었다는 이유로 광주로 끌려가 101일 동안 감옥살이를 한 사건이 있었다. 안양 사람이 서울에서 한 행위에 대해 광주가 끌어다 재판하는 것은 점령군적 위법이었고, 수갑을 뒤로 채워가면서 6시간 동안 린치를 가한 것은 야만이었다. 광주-전라도 것들은 경찰-검찰-판사 할 것 없이 다 타잔세계의 잡놈들이었다”고 지만원 박사만이 경험할 수 있었던 지긋지긋한 과거사를 언급했다.

 

지만원 박사는 광주 5.18 관련 소송에서 치열하게 투쟁했던 과거사를 장황하게 설명한 후 “비록 악의성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패러다임 측면에서 보면 일단 희망이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발포자가 누구냐, 헬기로 무차별사격을 했다, 전투기에 폭탄을 적재하고 광주로 출동 대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등 벼라 별 해괴한 주장들을 펴더니, 이제는 3공수 출신 전라도 인구인 신순용 소령과 모 병사의 말을 하늘처럼 받들어 시체가 암매장 된 곳을 찾는다며 벼라 별 소동을 다 부리다 모두가 헛물만 켰다”면서 “그러자 이제는 드디어 나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빨강 언론들이 나에게 접근하게 되면 바로 이 순간부터 주제가 발포명령, 헬기사격 등으로부터 북한특수군으로 옮겨가는 순간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만원 박사는 이날 글 말미엔 “5.18 사기꾼 김양래로부터 지만원으로 이동하는 순간인 것이다. 김양래로부터 들을 만큼 들었고, 속을 만큼 속았고, 휘둘릴 만큼 휘둘렸으니 이제는 지만원으로부터 들을 때가 되지 않았겠는가?”라고 적어, 사실상 지만원 박사의 운명 역시 백척간두에 놓였음을 지만원 박사 스스로가 직감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지만원 박사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는 거다. 지만원 박사는 어떻게 될 것인가?

 

본지가 꼬박꼬박 ‘지만원 박사’라고 기술한 이유로는 정론직필의 원칙과 저널의 양심에 따라 지만원 박사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후 지난 1977년부터 1980년까지 ‘미국 해군대학교 시스템공학 박사’라는 다음 카카오의 지만원 박사 관련 프로필을 그대로 인용했음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