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간호사 3일 추모 촛불집회 “나도 너였다”

서울아산병원 박 간호사 ‘자살 논란’.. 왜였나? 박귀성 기자l승인2018.03.02l수정2018.03.0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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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첫날인 지난 1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박모(27세, 내과계 중환자실 근무)씨가 송파구 한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고인이된 박씨는 지난해 9월 서울아산병원에 입사한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는 신규간호사로, 왜 투신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달동기와 유족, 주변인들의 이런저런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달동기 간호사 C씨가 1일 본지에 故 박 간호사 관련 제보글을 보내왔다.

우선 “병원 사람들은 아무도 못 믿겠어요. 믿을 건 언론밖에 없는 것 같아요”라며 자신의 실명으로 제보한 C 간호사는 “최근 서울아산병원의 신규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 작년부터 간호사들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만성적인 인력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이런 식으로 드러나게 되어서 간호사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안타깝다”고 이날 제보글 서두를 열었다.

▲ 사망한 신입 박 간호사가 근무하던 서울아산병원측에서 간호부에 내린 미디어 대응 매뉴얼을 갈무리했다.

그는 “박 간호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많은 간호사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그 중 아주 특별한 목소리가 있었다. 바로 고 박 간호사와 같은 달에 발령을 받은 달동기 간호사다”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달동기’란 대형병원들은 한 해에 몇 백 명씩 채용하고 매달 병원이 필요한 인원만큼의 간호사 발령을 내는데, 이 때 같은 달에 발령받은 간호사를 ‘달동기’라고 부른다.

그는 다시 “박 간호사가 죽은 후에도 병원은 아직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고 박 간호사의 달동기 간호사들은 여전히 죽은 그녀가 일했던 것과 똑같은 환경에 처해 일하고 있다”면서 “저마다 일하는 병동은 다르지만 달동기 간호사들은 같은 달에 발령을 받고, 같이 전체교육을 받으며, 같이 기숙사에 살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달동기 간호사가 죽었음에도 감히 슬퍼하는 것조차 눈치가 보이고 침묵할 수밖에 없다”면서 “선배간호사들이 죽은 동기간호사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을 수근거리는 걸 가만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너무 괴롭다고 한다”고 고인이 된 박 간호사가 근무하는 사건 현장의 경악할 환경을 전했다.

그는 덧붙여 “지금은 2018년이지만 간호사들은 1980년대에 머물러 있는 듯 하다”면서 “달동기 간호사를 만나러 가는 것은 ‘1987 영화’를 방불케 했다”면서 “병원 눈에 띌까 두려워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만났다. 아산병원에 찾아가서 기숙사와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택시를 타고 기숙사 앞에서 그 달동기 간호사를 태워 병원과 한참이나 떨어진 곳으로 갔다.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도 병원 사람들을 만날까 불안해 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제보 말미에서 “이 간호사가 이렇게  힘겹게 세상을 향해 외치는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 이 간호사가 하는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시고, 고작 입사 6개월된 간호사도 아는 것을 모르는 척 시치미 떼고 있는 병원과 정부를 비판해주시길 바란다”고 절규했다.

그는 이날 제보글과 함께 서울아산병원의 ‘기획실과 홍보팀’이 간호부에 내려보낸 ‘미디어 대응 매뉴얼’이라는 자료와 고 박 간호사 추모 관련 이미지 자료를 함께 첨부했는데, 미디어 대응 매뉴얼에는 “미디어 취재가 의심되거나 요청받은 즉시 홍보팀 담당자에게 통보한다”는 제목으로 “누구든 언론 취재가 접근하면 ‘모른다’고 답변하고 즉시 병원에 알리라”고 지시하는 경악할 내용이 담겨 있다.

서울아산병원 박 간호사의 사망 사건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등에선 이미 성명을 내고 정부 관련부처와 진상규명 및 노동환경개선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벌이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박민숙 전 부위원장은 1일 오후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지난 19일 ‘서울아산병원 신규간호사 자살사고에 대한 보건의료노조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박 간호사 자살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정황으로 보면 신규간호사 적응교육기간 받은 직무스트레스, 과도한 업무량과 긴 노동시간, 실수에 의한 사고 책임 부담이 신규간호사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몬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박민숙 전 부위원장은 이어 “지금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않도록 하는 논의를 (정부와) 함께 하고 있고 보건의료노조측에서 병원에 계속 병원장 면담 하면서 산재 인정 요구하며 나름대로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평창올림픽과 남북관계, metoo 운동 등) 다른 언론 이슈에 많이 묻혔다”고 개탄하면서 “박 신규간호사의 투신자살사고에 대한 명확한 진상 규명과 확고한 재발방지대책 마련, 유가족에 대한 사과, 자살사고 산재처리와 보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박민숙 전 부위원장은 본지 기자가 “서울아산병원즉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미디어 대응 매뉴얼이라고 만들어서 누가 됐든 미디어가 접근만 하면 그 첫 번째 접선자는 무조건 사측에 알리라는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는 질문에는 “하여튼 재벌 병원답게 언론 통제를 한다”고 개탄했다.

반면, 병원측 홍보팀은 “해당 미디어 대응 매뉴얼은 박 간호사 사망사건 2년전 시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써, 많은 취재진들이 의료현장 일선을 취재하면서 환자들과 의료 당직자들을 번거롭고 스트레스를 받게 하며 정상적인 의료행위를 방해함으로써 야기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고자 언론 취재를 홍보팀으로 넘겨 일괄 처리하겠다는 취재로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민숙 전 부위원장은 이어 ‘박 간호사 사망 원인에 미투 운동과 관련이 있는 요인’을 묻는 기자에게 “3.8 여성의 날 앞두고 6.9운동 비슷하게 전체 지침을 내렸다. 태움 문화 근절도 그렇고 성희롱 근절 이거 관련해서 여성 위원회 사업으로 성평등 위원회 사업으로 소통을 하고 적극적으로 설문조사도 하고 언론에서도 할 예정이고. 그래서 자정 노력을 서지현 검사 사건이라든가 연결해 오면서 여성의 날 맞이해서 행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민숙 전 부위원장은 이날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돌보는 간호사들이 처해 있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잘못된 조직문화의 폐해는 결국 환자들에게 돌아간다며 신규간호사 적응교육제도 개선, 시간외근무와 장시간노동 근절, 직무스트레스와 감정노동 해소, 병원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노동조합으로써의 과제를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처럼 각종 의혹 속에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한 故 박 간호사 추모 촛불집회가 ‘#나도 너였다’라는 제목으로 오는 3일 오후 18시부터 20시까지 서울 광화문역 4번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다. 이날 추모 집회에는 고인이된 박 간호사의 동료 및 전국 간호사들 300명이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모 집회 주최측인 간호사연대측은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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