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은 김경수 의원이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드루킹을 알게 된 경위부터 대선 경선 후 인사청탁 과정까지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을 만난 시점은 언제일까? 김경수 의원은 그 시점은 20대 총선 직후인 2016년 중반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의원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드루킹을 포함해 몇 분이 찾아왔다. 경제민주화를 추구하는 회원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고, 오프라인에서 강연한다고 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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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수 의원 사진 : 김경수 의원 SNS |
당시 드루킹은 문재인 전 대표를 다음 대선에서 도와주고 싶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고, 김경수 의원이 2016년 가을쯤 느릅나무 사무실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김경수 의원은 "자발적 지지모임이나 단체는 일일이 보고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대선이 끝나고 드루킹은 김경수 의원 사무실로 찾아와 자신의 카페 회원으로 알려진 인물을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해달라는 인사 청탁을 했다. 김경수 의원은 해당 인물을 "청와대 인사수석실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사카 총영사 자리는 정무·외교 경험이 있는 분이 가야 하기 때문에 이 분은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고, 문제는 그때부터였다"고 말했다.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이 "우리가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면 어떻게 될지 보여줄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드루킹이 돌아간 후 민정비서관에게 이런 상황이 있다고 전달을 했다. 거기까지가 드루킹과의 관계"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16일 오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현안 점검 회의에서 민주당원 댓글 조작사건과 관련한 언론보도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고 밝히며 "보도에 대한 보고만 있었고 논의는 없었다. 청와대가 논의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김경수 의원에게 추천한 인사를 직접 만났으나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 이후에는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았고 청와대가 김 씨를 접촉한 적도 없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16일 오후 “언론 탓, 야당 탓, 드루킹 탓, 내 탓은 없다는 김경수 의원, 오늘 기자회견으로 드루킹과 한 팀이었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에 다름없다”고 김경수 의원을 비판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김경수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모든 의혹을 부정했다. 특히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을 언론과 야당, 민주당 댓글조작팀의 리더 드루킹 탓으로 돌리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그러나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과의 밀접한 관계였다는 사실만을 자인했을 뿐이다. 김경수 의원은 회견 내내 대선 전후라 바쁜 상황이라 했었지만, 그 와중에 댓글조작 현장인 느릅나무 카페로 2번이나 찾아가기도 했고, 선거 이후에는 드루킹이 추천하는 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청와대에 추천하기까지 했다. 이것이 대가성 인사청탁이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그리고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김경수 의원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만이 여론조작이라 할 수 있을 뿐, 조직적 댓글과 추천수 조작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행태를 정상적인 정치활동으로 감싼 것에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1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경제적공진화모임’의 회원이 ‘드루킹’의 실체와 모임의 문제점을 밝혔다.
김어준은 익명의 회원에게 “김경수 의원이 댓글부대를 운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일고 있다. 회원 입장에서 어떻게 보냐”고 물어보았다. 회원은 “사실은 김경수 의원이 운이 없게 연루된 것 같다.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회원은 이어 “전화통화나 접촉을 금지하는 걸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회원 각자가 모임을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가 다 다르다”고 말했다.
김경수 의원은 14일 저녁 늦게 국회 정론관을 찾아 김경수 의원 연루 의혹의 SNS 조작 파장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경수 의원은 14일 기자회견 전문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김경수 의원은 “국회의원 김경수입니다. 오늘 나온 보도 내용에 대해 지금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저와 관련해서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이 무책임하게 보도된데 대해서 유감을 표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경수 의원은 “문제가 된 사건의 본질은 대선 때 자발적으로 돕겠다고 찾아온 사람들이 뒤늦게 무리한 대가를 요구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에 반감을 품고 불법적 매크로를 사용해 악의적으로 정부를 비난한 사건입니다”라고 주장했다.
김경수 의원은 이에 대해 “그 불법을 엄중히 수사하는 게 핵심입니다. 심각한 불법 행위의 진상을 파헤칠 시점에 사건과 무관한 내용이 어딘가에서 흘러나오고 충분한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한건 명백하고 악의적인 명예훼손입니다. 수백건 문자 주고 받았다는건 사실과 다른 악의적 보도입니다. 강력히 법적인 대응을 할 것입니다”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경수 의원은 “우선 진행경과를 간략히 설명 드리고 나머지는 질의 응답 받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김경수 의원은 “문제가 된 인물은 지난 대선 경선 전에 문재인 후보를 돕겠다면서 스스로 연락을 하고 찾아온 사람입니다. 당시 수많은 지지그룹들이 그런 식으로 문재인 후보를 돕겠다고 연락해왔습니다. ‘드루킹’도 그중 하나입니다. 선거 때 돕겠다는 사람이 찾아오는 건 통상적 자주 있는 일입니다”라고 드루킹에 대해 언급했다.
김경수 의원은 “그 이후 드루킹은 텔레그램으로 많은 연락을 보내왔습니다. 당시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비슷한 메시지를 받는 저로선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었습니다”라고 전했다.
김경수 의원은 “그런데 선거가 끝난 이후 무리한 요구를 해왔습니다. 인사 관련 무리한 요구였습니다. 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당히 불만 품었습니다. 그렇게 끝난 일입니다”라며 드루킹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
김경수 의원은 “매크로 관련 불법 행위는 저도 이번 보도로 처음 접했습니다. 그런데 마치 제가 배후인 것처럼 허위사실이 유포됐습니다. 확인 없이 실명 보도는 무책임하고 터무니없는 일입니다. 허위정보의 출처와 유통경로, 보도과정을 명백하게 해 진실을 밝히고 (보도한 매체는) 그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져야할 것입니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김경수 의원 측은 19일 오전에 “오늘 오전 10시 30분에 예정돼있던 경남도지사 출마선언 및 이후 일정이 취소되었음을 안내 드립니다”라는 문자를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에 앞서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김경수 의원, 오전 9시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이라는 공지를 했다. 그러나 2분 뒤에 “방금 공지 드린 오전 9시 김경수 의원 기자회견은 취소되었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다.
[한인협 = 정한나 기자]
정한나 기자 Han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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