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받으면서 몰락, 그 이상이었다”면서 “당이 이런 결과를 맞이하게 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 자유한국당 김태흠 최고위원(충남 보령 서천)이 1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하고 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지난 대선 참패 후 처절한 과거 반성으로 시작해 낡은 시대에 뒤떨어진 보수 가치를 버리고 시대에 맞는 보수가치 재정립을 선행했어야 했다. 또한 범(凡) 보수 우파를 새로운 보수 가치의 기치 아래 통합하고, 정책을 제시하고, 당의 문호를 개방하는 등 혁신을 했어야 했다”고 돌아다 봤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그러나 “홍준표 대표는 측근 챙기기,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당 운영, 부적절한 언행으로 일관해 보수우파 품격마저 땅에 떨어뜨렸다”면서 “최고위원으로서 지난 1년간 홍준표 대표 견제를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무력감을 느꼈다. 결과적으로 오늘 당이 이런 (지방선거) 결과를 맞이하게 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고 역부족이었음을 회고했다.

그는 아울러 당내 의원들을 향해서도 “비가 새는 집에서 본인의 안위만 생각하며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무책임하고 비겁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면서 “자유한국당이라는 낡고 무너진 집을 과감히 부수고 새롭고 튼튼한 집을 지어야 할 때”라고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을 향해서도 한껏 목청을 높였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국민의 믿음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저도 당이 거듭나는 데 작은 밀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김태흠 최고위원은 별도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지 기자가 “6.13지방선거에서 책임을 지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인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 당연히 책임을 져야하고, 당 지도부로써 홍준표 대표의 독선적인 기이한 행동을 막지 못한 책임도 지려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예민한 정보도 내놨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가 사퇴한다는 말이 있다. 오늘 2시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가 있는데 그 자리에서 사퇴의사를 밝히기 앞서 이곳에서 밝히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이날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은 의미를 설명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또한 본지 기자가 “지역구가 충남 보령으로 알고 있다. 지역구 당원이나 권리당원 고문님 등 지지자들과 사전 협의가 있었나?”라고 질문하자 “그건 평소에도 늘 이야기하며 소통해왔던 부분인데, 선거를 앞두고 최고위원 사퇴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서 선거가 끝나고 둘 다 겸해서 이렇게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홍준표 대표는 6.13지방선거 결과를 지켜본 전날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밝힌 만큼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게 여의도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