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중앙당 해체, 새로운 이념” 발언 ‘후폭풍’

김성태 자유한국당 ‘혁신’ 선언에 역풍맞나? 박귀성 기자l승인2018.06.19l수정2018.06.1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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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박귀성 기자]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제1야당의 상황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18일 국회 본청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안을 발표했다. 지난주 자유한국당 소속의원 전원이 무릎을 꿇고 사과한 데 이어 이날 혁신안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들고 나온 것인데, 괄목한만한 내용은 수구와 냉전 반공주의에 매몰됐던 당 이념까지 바꾸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끝나기도 전에 혁신안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낸 건 류여해 전 최고위원과 정준길 전 대변인이다.

김성태 대행이 이처럼 야심찬 혁신안을 내놓은 반면, 류여해 전 최고위원과 정준길 전 대변인은 19일 오전 본지와의 대화에서 “홍준표 체제와 김성태 체제가 다른 점이 없이 독단, 독주, 막가파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데 무엇을 혁신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홍준표도 물러나야했지만 김성태도 물러나야한다. 이번에 그것이 여실히 증명된 것이다. 당내 (의원들은) 모두 납작 엎드린 비겁자들만 남아서 홍준표 때도 그랬고, 지금도 김성태 대행에게 누구도 바른 소리를 못하고 있다”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혁신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먼저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의 이념과 정체성도 고치겠다고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수구적 보수, 냉전적 보수 다 버리고 합리성에 기반한 새로운 이념적 지표를 세워야 할 것”이라면서 이념보다 민생이 앞서야 한다며 사회개혁 정당이 되겠다고도 했다. 김성태 대행은 이에 대해 “냉전과 반공주의를 떠나 평화와 함께 가는 안보정당, 일자리와 성장을 추구하는 경제적 실용주의 정당, 서민과 함께하는 사회개혁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겠다”고 했다.

김성태 대행은 “중앙당을 해체하는 것부터 당 혁신을 시작하겠다”고도 했다. 김성태 대행은 “오늘부로 자유한국당은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지금 이 순간부터 곧바로 중앙당 해체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성태 대행은 이같은 혁신안의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자신이 ‘구태청산 TF 위원장’을 맡고, 외부 인사로 구성된 혁신 비대위도 만들겠다고도 했다. 아울로 지난해 2월 새누리당에서 바꾼 당명도 개명하기로 했다. 김성태 대행은 이에 대해 “그 마무리 작업을 당의 간판, 새로운 이념과 가치를 담는 새로운 이름으로 시작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성태 대행은 혁신안에서 예민한 대목인 ‘인적청산’에 대해서는 혁신 비대위의 역할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성태 대행의 혁신안이 발표되자마자,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류여해 전 최고위원은 “홍준표로 땅에 떨어진 보수의 품격과 당의 정체성을 지키고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준길 전 대변인은 “현행법상으로도 당헌당규상으로도, 김성태 대행에게 그런 권한이 없다. 무슨 근거로 중앙당을 해체한다는 거냐?”라는 주장을 나란히 내놨다.

김성태 대행이 기자회견을 열자마자 자유한국당 재선 의원 15명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도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박대출 의원은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가치를 잃어버리는 표변이나 돌변은 곤란하다”고 했고, 홍철호 의원도 “당 대표, 원내대표 그 몇 사람 머리에서 나오는 정책, 전략, 전술 이거를 그저 전달받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지어 류여해 전 최고위원과 정준길 전 대변인은 나란히 김성태 대행의 이런 혁신안이 월권이라는 지적도 내놓으면서 김성태 대행을 ‘철새’라고 지칭하면서 “당이 가장 어려울 때 당을 떠났다가 다시 들어온 인사가 혁신을 얘기할 자격이 있느냐?”를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당내 쓴소리 김진태 의원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념까지 자기 마음대로 건드리려고 하고, 또 그런 퍼포먼스나 하려고 하고, 독단적으로 정하지 말고 함께 고민해서 정해야 된다. 원내대표가 좀 그건 월권을 하는 거다. 이제 보여주기식은 그만 좀 하자”고 거듭 ‘보여주기식은 안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날 재선 의원들은 비상 의원총회를 요구했지만, 어느 누구도 뚜렷한 해법은 없는 상황이라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정가에선 차짓 잘못하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면 오히려 강력한 역풍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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