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사고 판결 “노동자가 무슨 죄?”

타워크레인사고 “돈은 원청이 먹고 사고는 노동자가 책임?” 박귀성 기자l승인2019.05.11l수정2019.05.1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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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박귀성 기자] 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전도 사고에 대해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노동계는 분기탱천했다. 특히 타워크레인 노동계를 대표하는 타워크레인 조종사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이원희 국장은 끓어오르는 마그마 같은 노기를 참지 못하고 대기업에 관대한 정부의 법률과 사법부 판결에 대해 반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정치권에서도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와 같은 목소리가 튀어 나왔다. 국회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내고 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사고에 대해 공식적으로 법원 판결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 2017년 5월 1일 오후 2시50분쯤 경남 거제시 소재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800톤급 골리앗 크레인과 32톤 타워크레인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최석 대변인은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법원 ‘돈은 내가 먹고, 안전은 네가 책임져라’ 손들어줘”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법원이 2년 전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관련, 현장에서 일하던 하청 노동자들에게 유죄를, 원청인 삼성중공업 관리자들에게는 전원 무죄를 판결했다. 원청무죄 하청유죄의 공식이 이번에도 고스란히 적용된 것”이라면서 “6명이 죽고 25명이 다쳤지만, 원청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게 됐다. 기업 손에 살인면허를 쥐어주는 꼴”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최석 대변인은 이어 “원청은 안전주의를 지시했으므로 책임이 없고 지시사항을 안 지킨 하도급업체와 노동자들만의 잘못이라는 것”이라면서 “돈은 내가 먹고, 안전은 네가 책임지라는 심보이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절 휴무로 쉬는 날, 공사기일을 맞추기 위해 현장에 나와 일하고 동료의 죽음을 목도해야했던 하청 노동자들에게 대체 무슨 죄가 있다는 말인가?”라면서 “원청이 돈만 먹고, 노동자의 안전관리를 내팽개쳐도 하도급이라는 구조가 면죄부가 되는 아주 해괴한 판결”이라고 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전도 사고 관련 법원의 판결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최석 대변인은 이에 덧붙여 “이번 달 초에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사상사고가 이어졌다. 조선업 사망 노동자 중 80%가 하청노동자다”라면서 “안전사고와 관련해 계속 원청에 면죄부를 주는 한, 힘없는 하청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은 결코 멈출 수 없다. 사람의 생명은 기업 돈 몇 푼과 바꿀 수 없다. 원청회사의 안전관리조치와 감독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이런 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 정의당은 산업안전보건법 보완에 박차를 가하고, 산재책임을 원청에 물어 가중 처벌하는 기업살인법 도입으로 원청이 법망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힘쓰겠다”고 일침을 남기고 이날 논평을 마감했다.

이처럼 정치권까지 문제가 된 이번 판결은 법원이 31명의 사상자를 낳은 지난 2017년 5월 1일 하필 노동절날 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전도 사고가 현장 노동자 잘못으로 발생했다고 판결했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현행 법체계로는 노동현장 중대재해에 대해 기업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오직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잘못된 사법 행태”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실제로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2단독 유아람 부장판사는 7일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삼성중공업 전·현직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 직원 등 15명에 대해 1심 판결을 했다. 7명은 금고형 집행유예, 4명은 벌금, 4명은 무죄를 각각 선고받았다.

2년 전인 2017년 5월1일 노동절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이동 중이던 골리앗크레인이 고정식 타워크레인과 충돌했다. 타워크레인이 무너지면서 휴게실을 덮쳐 6명이 죽고 25명이 다쳤다. 사건을 넘겨받은 창원지방법원 유아람 부장판사는 이 사고가 골리앗크레인 조작 직원들의 실수로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골리앗크레인 신호 작업자 2명에게 금고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골리앗크레인을 조작하던 노동자 5명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골리앗크레인과 부딪친 타워크레인 담당 노동자 4명에게는 500만원에서 7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유아람 부장판사는 유죄 판결 이유에 대해 “신호수 등 크레인 신호·조작 직원들이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회사가 유족과 합의한 점, 부상자 피해 회복에 노력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결국 유아람 판사의 이해 못할 판결은 노동계를 들끓게 하고 말핬다. 타워크레인 소유주인 원청에게는 사실상 사고 책임을 묻지 않은 거다. 유아람 부장판사는 당시 안전보건총괄책임자였던 김 모 거제조선소장 등 안전보건 담당 직원 4명과 삼성중공업 법인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유아람 판사는 “관리자들의 업무상 과실이나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 위반으로 사고가 났다는 점은 입증하기 힘들다”면서 “(원청 산업안전 책임자가) 개별 중장비를 관리·감독하고 현장을 직접 확인할 주의·감독 의무는 없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노동계는 이같은 판결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거다.

노동계에선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은 경찰수사 때부터 예견됐다. 경찰은 2017년 6월 삼성중공업과 협력업체 직원 25명(원청 17명·하청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이 중 8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을 때부터 예견됐다”는 반응이다. 경찰은 당시 현장 안전관리자와 크레인 운전수·신호수가 주위를 살피지 않고 작업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인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골리앗크레인 신호수 한 명만 구속했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에 면죄부를 준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의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전도 사고의 규모나 내용으로 봤을 때 당연히 원청에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데도 기업과 책임자 모두 면죄부를 받은 이해 못할 판결이 나왔다”면서 “중대재해는 원청에 책임을 물어야 재발방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왜 필요한지를 법원이 역설적으로 보여 줬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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