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게" 세월호 참사 200일 범국민추모대회

"여야 특별법 미흡하지만, 유가족과 국민이 이룬 투쟁 결과" 박귀성 기자l승인2014.11.02l수정2014.11.0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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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세월호 참사 200일 범국민추모대회에 모인 유가족과 시민들1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아 유가족 200여 명과 시민 1만 명이 서울 청계광장에 모여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범국민추모대회를 열었다.

   
▲ 1일 세월호 참사 200일 범국민추모대회에 모인 유가족과 시민들2

1일 오후 5시 30분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아 청계광장으로 모여든 시민들은 앞서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하는 '의료민영화 저지 생명과 안전을 위한 국민대회'에 이어 곧바로 '세월호 참사 200일 추모'대회를 열고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기리고 실종자 9명의 귀환을 기원했다.

   
▲ 유가족 대책위 대변인 유경근 씨가 1일 세월호 참사 200일 범국민추모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유경근 세월호가족대책위 대변인은 “4.16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아 모든 국민이 추모를 하기 위해 범국민추모대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아직 추모할 때가 아니다"라고 운을 떼고 "아직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세월호 참사는 아직 진행형임을 언급했다.

유 대변인은 또 “오늘 추모대회를 하는 이유는 안전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마음을 모아 끝까지 손잡고 뛰어가기 위해서다. 그 길에 유족들이 앞장 서겠다. 유족이 앞장서는 이유는 우리 뒤에 국민여러분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쓰러지면 국민여러분이 일으켜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나아가 "저희도 여러분들의 손을 놓지 않을 터이니, 여러분도 저희의 손을 놓지 마시고 끝까지 함께 갈 수 있기를 간절히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간절히 호소했다.

박래군 국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전날 여야가 세월호특별법에 합의한 것과 관련 "우리가 원래 생각한 것보다 많이 부족하지만 첫발을 뗐으니 이제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를 위해 나아가자"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가 이제 시작임을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31일 저녁에 발표된 세월호 특별법 양당 합의안을 ‘미완의 합의안’"이라고 평가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 앞에 성역을 쌓으려는 정부와 여당의 태도가 세월호 특별법에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다만 유가족과 국민의 힘으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라는 첫 걸음을 뗀 만큼, 이를 출발선으로 삼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을 이어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어제 양당 특별법 합의는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결국 특검으로 넘겼다. 우리나라 정치환경이 참 더럽다. 야당이라고 믿고 맡겼지만 야당 노릇을 못했다”며 “정치가 부재한 시대에 유족들이 앞장서고 국민들이 함께해서 특별법을 만들었다"고 그간의 성과를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돌렸다.

박 위원장은 "미흡하지만 이것으로 다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의 첫 발을 떼야 한다. 부족하면 다시 들고 일어나 개정 싸움을 해야 한다. 다시 할 수 있다”며 미완의 여야 합의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한 정치권에 경고성 발언도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이제 우리는 첫 발을 뗐을 뿐인데, 특별법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사회와 국민들의 관심이 식어버릴까 걱정이다. 이제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답게 앞장서서 나가야 하지 않겠나”며 “우리는 싸움을 멈출 수 없다. 4월 16일 한 명이라도 살아 돌아오길 바랐던 간절한 첫 마음으로 유족과 손잡고 가자. 안전사회 건설이라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국민추모대회에는 이번 세월호 희생자 고 권오천 군의 친형 권오현 씨가 나와 노래를 불렀고 가수 이상은 씨도 무대에 올랐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참사 200일 동안의 싸움을 기록한 영상도 상영보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고 안주현 군의 어머니 김영해 씨는 영상 속에서 “우리 주현이가 야자하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하루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모든 것을 다 줘도 아깝지 않은 자식이 그렇게 됐는데 어떻게 설렁설렁 타협을 할 수 있나. 우리는 진실 규명을 바랐다”며 눈물을 떨구었다.

고 권지혜 양의 어머니 이정숙 씨는 “지혜는 어쩌면 집안 살림의 일부를 맡았던 것 같다. 늘 나에게 동반자라고 했다. 매일 같이 누워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나를 재워 놓고 자기 방으로 갔다. 불 끄고 이야기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 내가 잠들면 이불을 덮어주고 가곤 했다”며 “그렇게 (지혜가 허망하게) 가고 나니까 그런 자리도 빈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집회는 ‘선언문’을 낭독하고, 진실과 안전을 향한 길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을 결의했다.

범국민추모대회 모인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특별법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길을 가는 우리가 쥔 연장일 뿐”이라며 “여야 합의로 된 미완의 특별법이지만 좌절하지 말고, 외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이 가족과 국민으로부터 나왔다는 점을 기억하자”고 외쳤다.

   
▲ 11월 1일 유민아빠 김영호 씨가 대회 현장에 동참했다.

참가자들은 아울러 “가족과 절대로 손을 놓지 않겠다. 이 길의 끝까지 함께 가겠다”며 “저절로 오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여정이 바로 진실의 역사가 될 것” 목청을 높였다.

추모대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오후 7시쯤 청계광장에서 종각역, 을지로2가를 거쳐 서울시청광장에 이르는 가두 행진을 진행했다.

   
▲ 백기완 선생이 1일 세월호 참사 200일 범국민추모대회에 함께 했다.

이날 추모대회에는 46일 단식으로 잘 알려진 유민아빠 김영오 씨를 비롯 200여 명의 유가족과 민중운동가 백기완 선생, 정동영, 이정희, 정진후, 김재연 등 전·현직 국회의원들, 민주노총 등 50여 사회 시민단체가 함께 했다.


박귀성 기자  kuye8891@kore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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