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오후 공노총 지도부들과 회동을 가졌다.

새누리당이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하 공노총)’과 당·정·노 3자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공노총에 대화요청을 함으로써 여당 지도부와 공노총 임원들이 한자리에 마주앉게 되어 성사된 것으로 의미가 크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오늘 회동은 새누리당에서 우리나라 유일 합법 노조인 공노총과 대화하고 싶다고 제안해 이뤄지게 됐다”며 “여러분들께서 저희와의 대화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잘 아시다시피 여러 번 반복되는 말이지만 1960년대 공무원연금제도가 처음 시작될 때의 사회환경과 지금 너무나 큰 차이가 나고 그 당시 미래에 대한 예측이 잘못돼서 너무나 큰 변화가 왔기 때문에 공무원연금제도에 대한 변화가 필요해졌다”며 “공무원연금제도 설계 자체가 도저히 현재 공무원연금 유지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부족액을 국민들께서 부담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무원 여러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문제가 돼 버렸다”고 현실 상황을 설명했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공노총 지도부는 18일 오후 회동을 갖고 정-당-노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또 “이 시점에서 연금제도를 계속 지속하기 위해서는 지금 시기를 놓치면 국민들에게 너무 큰 부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저희가 개정안 내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하고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공무원연금은 60년대 우리 공무원들은 너무나 실정에 맞지 않은 박봉과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미래에 잘 살게 될 우리 사회에 보답 받으라고 만들어진 제도인데 지금 와서 상황 바뀌었다고 개정한다는 것이 참 염치 없는 일”이라며 공무원 연금에 대해 정치적 제도적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

김 대표는 “하지만 도저히 현재 상황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같이 고민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왔다”며 “그동안 본의 아니게 잘못 표현된 부분, 공무원 여러분 자존심 건드리고 감정 상하게 한 부분을 사과드리고 오해는 푸는 그런 시간되길 바란다. 어디까지나 국민들을 위해서 좋은 결론 도출하기 위한 회의인 만큼 여러분의 무슨 말씀이든지 반영할 수 있는 한 반영하겠다”고 대화의 본론을 꺼냈다.

류영록 공노총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항상 정부 여당이나 대통령은 공무원들의 원칙과 소신을 언급하며 공무원들의 봉사를 이야기한다”고 말문을 열고 “이 연금이라는 것이 여러분 아시다시피 저희들이 무조건 달라고 한 것이 아니었다. 약속이었다”고 지적했다.

류 위원장은 “약속이란 이해 당사자와 이 문제 상의하는 것이 기본적 신뢰 아니냐. 저희 공무원 대표들이나 누구도 고통분담 하지 않겠다고 해본 적 없다. 일방적으로 그 이해 당사자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밀어부치니까 갑갑하고 서운한 거다”라고 공무원연급법 개정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류 위원장은 “2005년 대정부교섭 때도 이해당사자와 이야기 하게 돼 있는데 그 법마저 무시됐다. 아무리 바빠도 세대 간 문제고 다양한 복합적 구조 있기 때문에 고민해서 또 다시 개혁안을 5년만 할게 아니라 30년, 100년 이상 내다보는 것으로 계산해야하는데 너무 급하다는 것이다. 이게 저희들의 주장이다”라고 . 전공노 입장을 피력했다.

류 위원장은“그런데 언론마저도 그런 진실은 다 가리고 재정적자, 세금 먹는 하마로만 비유해 저희 자존심 건드리는 것은 잘못됐다”고 언론에 대해 서운한 감정도 드러냈다.

류 위원장은 “우리는 국민 공복이다. 국민 위해 존재하는 공무원이다. 옛날에도 머슴을 부려먹을 때 머슴 건강하게 만들었을 때 일 제대로 하는 것인데 돈 더들어간다고 머슴 병들게 하면 주인 위해서 제대로 일 하겠나. 저는 이 연금안 자체를 정부에서 다뤄야지 왜 여당에서 다루는지 절차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여당 행보에 대해 일침했다.

류 위원장은 “대정부교섭에도 이해당사자를 참가시키기로 했기 때문에 그 절차, 원칙과 신뢰 지켜줘야 한다. 절차 원칙과 신뢰성 있게 국민에게 보여줘서 사회적 협의체 구성하자는데 왜 못하는지 모르겠다. 다시 한 번 부탁한다. 국민과 함께 같이 고민해보자는 것이다”라며 “여당, 공무원뿐만 아니라 국민도 함께 하도록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면담에는 권은희 대변인, 박대출 대변인, 이한구·조원진·강석훈·박명재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고 권은희 대변인은 곧바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과 전공노가 ‘당정노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이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과 공노총이 당정노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져 나왔는데 대부분 “여당이 친여 성향의 전공노와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 전체의 의견을 배제한 것이 아닌가?” 또는 “공노총이 유일한 합법적 단체라며 강조하는 것은 전체 공무원을 억지로 대변시키기 위함이 아닌가?” 등 뭔가가 석연치 않다는 내용의 질문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공노총은 현재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 구성조직 중에서도 친여 즉, 온건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번 협의체구성 합의는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편을 강행키 위해 친여 성향의 공노총을 앞세워 공투본의 응집된 저항력을 약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즉면도 있다.

한편 김무성 당대표는 이번 공노총과의 회동에 앞서 지난 7일 공투본 지도부와 면담을 시도했으나 30분 만에 파행된 바 있다.

“당정노협의체는 범사회적협의체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권은희 대변인이 “범사회적협의체는 아니고 당에서도 공무원연금에 대해 잘 아는 실무자, 정부에서도 같은 실무자, 노에서도 공무원연금에 나름 깊이 있게 아는 실무자... 이렇게 구성되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말해 실질적으로 이번 협의는 정부와 여당, 친여 실무자들이 모이는 것으로 확인 됐다.

류 위원장은 “(면담이 끝나고 박수를 친 인원이 있어서) 협의가 돼서 박수가 친 것은 아니다, 원래 원했던 ‘사회적 협의체’ 구성에 대한 답은 못 받았다"라면서도 "공무원 복지에 관한 처우개선이나 연금 관련 분야에 같이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말해 결국 오늘 합의한 협의체는 사회적 협의체가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인다.

류 위원장은 “당정노가 같이 실무협의체를 구성하자는 데까지만 얘기했지 더 이상 진척된 것이 없다”라고 못박아, 권은희 대변인의 기자회견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보인다.
권 대변인은 또 “실무협의체에 야당도 포함될 수 있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야당이나 사회단체가 참여를 원한다면 참여할 수 있을 것이지만, 실무협의체는 실무자들로만 구성한다”고 모호한 답변만 반복했다.

“공노총이 다른 단체에 비해 친여성향인 것을 보면 실무협의체는 결국 친정부적인 것으로 야당이나 다른 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무원연금 문제는 정부, 여당, 노조 모두 불편한 문제”라며 “모두 친여성향이라 분류하는 건 맞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