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정보원 전경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일명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의 변호를 맡은 변호인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끝내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박영재 부장판사)는 27일 국정원 요원 3명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소속 김용민·양승봉·장경욱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이날 "원고들의 소송대리인은 소송을 제기하면서 원고들의 주민등록번호나 주소도 특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국정원 직원이어서 신분을 노출할 수 없다고만 할 뿐 소송대리권을 수여받았음을 증명할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들로부터 적법하게 소송을 위임받았다고 하더라도 명예훼손이 인정되려면 피해자가 특정돼야 하는데도 피고들이 기자회견에서 말한 '국정원 수사관'이 반드시 원고들을 특정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재판부가 '유오성 씨 사건'에서 문제가 된 기자회견에서 (국정원 요원인) 원고들의 실명이나 얼굴, 직책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기자회견 내용만으로는 원고들이 해당 사건을 조사한 수사관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사건은 본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이라고 알려지면서 그 혐의자 유오성 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불거졌는데, 유오성 씨는 무죄를 선고 받고 풀려났으며 그 과정에서 국정원 요원들은 민변 변호사들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유씨의 동생 유가려씨가 국정원으로부터 강금과 회유·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하자 국정원은 곧바로 자신들은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의 피해자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