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범 감독은 부임 3개월만에 지난 22일 '2014 하나은행 FA 컵 결승'에서 FC서울을 맞아 승부차기 끝에 대한축구협회컵(FA컵)을 들어올리며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거머쥔데 이어 인천과의 경기, 29일 부산과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K-리그 잔류를 확정지었다.

성남FC가 2015 K-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성남FC는 29일 오후 2시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마지막 38라운드에서 곽해성의 황금같은 결승 중거리포 한방으로 부산아이파크를 누르고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써 1주일 새 3경기 모두 승리로 장식한 성남FC는 승점 40점으로 9위로 도약 같은 시각 열린 11위 경남FC와 12위 상주 상무의 경기 결과(3-1 상주 승)와 관계없이 클래식 잔류를 확정지었다.

성남FC는 일화시절부터 구단 해체설이나 감독 해임설 등 구단과 선수가 갈팡질팡 사분오열된 모습으로 프로축구 구단으로써의 입지가 매우 약화된 상태였다.

이를 성남시장 이재명이 구단주를 자청해 성남시민들과 함께 구단을 인수하여 시민구단으로 전환하고서 긴급히 신문선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시간적으로 매우 촉박한 상태로 시즌에 대비했으나 올시즌 역시 사령탑을 3차례나 교체하는 등 내홍을 겪었다.

하지만 성남은 김학범 감독 부임 3개월만에 지난 22일 '2014 하나은행 FA 컵 결승'에서 FC서울을 맞아 승부차기 끝에 대한축구협회컵(FA컵)을 들어올리며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거머쥔데 이어 인천과의 경기, 이날 경기를 승리함으써 1부 리그 잔류에도 성공, 올해를 '해피 엔딩'으로 장식했다.

1주일새 3번째 경기를 치르며 강행군을 펼친 선수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성남은 이날 전반전부터 선수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 필사적 경기를 펼쳤다.

초반부터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도 틈이 나면 순식간에 역습으로 전환하는 전략으로 응수했고, 부산아이파크는 중원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며 초반 주도권을 틀어쥐었으나 위협적인 골 찬스는 좀처럼 만들지 못했다.

이날 승부는 성남FC 수비수 곽해성의 발에서 결정됐다.

곽해성은 후반 10분 김태환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부산 골키퍼 이창근이 펀칭하자 이 공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벼락같이 강력한 오른발 슛이 작렬했다. 선수도 관중도 전혀 예상치 못한 대포알 같은 슛팅이었다.

볼은 골대 왼쪽 상단 구석에 깔끔하게 꽂혔다. 이골로써 곽해성은 시즌 막판 성남을 K-리그 자력잔류라는 대업을 성남시에 안겨주었다.

한편 성남FC의 리그 잔류에 가장 관심을 끌었던 타 구단의 경기로써 경남과 상주의 경기를 들 수 있는데, 상주시민운동장에서는 전반 1:0으로 끌려가던 경남이 전반 43분 스토야노비치가 동점골을 넣고 대등한 경리글 펼치는가 했으나 후반 28분 이정협과 30분 서상민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상주에게 패해 강등권인 11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첨족하여 스포츠기자가 아닌 정치 사회 기자로써 이날 취재를 정리해본다면, 이날 경기의 승리는 구단과 성남시민들의 한마당 축제였다.

▲ 2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 VS 부산 경기에서, 성남 FC 이재명 시민구단주와 신문선 대표이사가 서로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리그 강등이 거의 확실시 되던 성남FC는 말 그대로 시민구단이다. 구단주와 성남시민이 모두 구단을 살리기 위해 십시일반 자본을 모아 운영하는 구단이다.

때문에 팀 잔류가 확정된 이날의 승리는 축제분위기를 연출할 수 밖에 없다.

경기가 끝나고 기자가 '경기 종료후의 분위기'를 취재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내려섰을 때 관중석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승리의 주역들과 성남서포터즈, 성남시민들은 함께 어울어져 함성과 합창, 박수로써 이날 승리를 만끽했고 곧바로 성남FC의 김학범 감독은 그라운드에 마련된 스탠딩회견장 앞에서 각 언론사 취재진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학범 감독의 인터뷰가 끝나고 열광의 분위기가 관중들의 퇴장으로 점차 식어갈 무렵 이때부터 일부 언론사 스포츠기자들의 바람몰이가 시작됐다.

기자들 사이에 끼어들어 "우승한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좋아하는 거지" "스포츠게임에 이재명 시장이 왜 나오는 거야" "여기가 정치판이 되어가는군" "스포츠경기에 시장의 등장이 적절한가" 등등...

옆에서 함께 묵묵히 취재를 하던 본 기자의 귀에 이같은 독백이 고스란히 들어왔으나 처음에 기자는 '그저 독백이려니...' 했다. 그러나 30일 오늘 오전 각 포털상에 스포츠 뉴스면에는 어제의 이 독백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는데, 이점이 바로 누군가 목적성을 갖고 기자들 속에서 고의적 독백을 연출했다는 의혹을 갖게 되는 대목이다.

기자에게 있어 '정론직필'은 가장 기본적인 사명이고 보면, 스포츠기자라면 스포츠에 대해 보고 들은데로 옮기면 되는 것이다. 이재명 시장은 성남시장이기 이전에 성남FC 경기가 열리는 탄천종합경기장에서는 성남FC 시민구단의 구단주의 자격이다.

탄천 종합운동장의 분위기가 차분히 가라 앉고 관중 또한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서는 분위기에서 이재명 구단주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이때 본 기자는 중계권이 없다는 이유로 추최측의 제제를 받아 포토라인에서 물러나야했다. 즉, 이날 이재명 시장의 인터뷰는 이미 주최측과 중계권을 갖고 있는 지상파들의 합의로 진행된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러번 평지풍파를 겪으며 사활과 존재의 벼랑끝에 서야했던 구단이 구사일생으로 리그에 살아남은 자기 구단을 위해 구단주로써 응원하고 격려하며, 인터뷰를 통해 선수와 구단 구성원인 시민들에게 소신을 피력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런 이재명 구단주의 일거수 일투족에 구단의 구성원 성남시민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성남시민구단주 가운데 이날 경기장을 찾은 정치인 및 사회 저명인사는 적지 않았다. 구단의 신문선 대표이사와 김태년 국회의원(성남 수정구)을 비롯 성남시의회 최윤길 전 의장, 정종삼 시의원 등 약 40여명의 인사들이 이날 경기를 함께하며 선수들의 분투를 격려하고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구단주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팀과 팀구성 인원에 대해 대표적 직위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날 이재명 구단주의 행보가 부적절한가? 사사건건 이재명 구단주의 일거수 일투족을 문제 삼는 언론들이 점차 늘어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본 기자야말로 이들에게 묻고 싶다 "스포츠 기자인가? 정치부 기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