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우유 섭취량에 대해 ‘우유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면 위험하다’는 스웨덴 연구 결과는 대입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학교 농생명공학부 최윤재 교수는 지난달 20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축산물 바로 알리기 연구회' 제 3차 연구 월례발표회에서 '하루 우유 세 잔 이상 섭취, 한국인에게 정말 유해한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이날 강연에서 최윤재 교슈는 "1일 우유 700g 이상을 섭취하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는 한국인의 식습관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라며 "한국인은 생애 주기에 따라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유를 매일 1잔도 마시지 않는 한국인데게 스웨덴인과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모순이다"며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는 스웨덴인에겐 과한 우유 섭취가 치명적일 수 있지만 국내 중·노년층은 단백질과 지방 섭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이유를 들었다.

앞서 스웨덴 웁살라대학 칼 마이클슨 교수팀은 지난달 28일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을 통해 하루에 우유를 세 잔 이상 마시면 심장병 등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스웨덴 여성 6만 1433명, 남성 4만 5339명을 대상으로 각각 20.1년, 11.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다.

2012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하루 평균 우유 섭취량은 반 컵이 채 되지 않는 75.3g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스웨덴 사람들은 버터, 유제품, 육류 등의 동물성 식품의 섭취량이 많기 때문에 과량의 우유 섭취가 더욱 치명적일 수 있는 반면, 한국인은 중·노년층은 채식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으로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라고 스웨덴과 한국인의 우유 섭취량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언급했다.

또 국내 우유와 스웨덴 우유는 영양소 조성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유 조성의 변화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진다. 스웨덴 우유의 유지방과 레티놀 함량은 국내 우유에 비해 1.34배 높은 수준이다.

레티놀의 과다 섭취는 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지방의 과다 섭취는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여 심혈관계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우유 소비촉진을 위한 기관인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소비자들이 우유를 보다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한국인의 특징을 고려한 우유 섭취 가이드를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