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출간되어 국내에서만 130만부 이상이 팔린 책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센델이 어제 4일 오후 7시 숭실대 한경직기념관 대예배실에서 2014 숭실석좌강좌의 강의자로 나섰다.

그는 이날 ‘정의, 시장, 그리고 좋은 사회’라는 주제로 숭실대 학생들 앞에서 1시간 가량 강의를 했다.  

석좌강연 개최와 관련해 한헌수 총장은 “이번 석좌강좌의 초청자인 마이클 샌델 교수가 제시하는 정의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장차 통일시대를 이끌어 갈 숭실인들에게 큰 도전과 동기부여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센델교수는 우선 현대 정치에 대해 “누구 목소리가 더 큰지 소리만 지르는 듯 보이는 정치권의 논의는 공허하다"면서 "더 나은 민주주의가 되려면 다른 의견도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고 말했다.

센델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적하면서 “복지, 쾌락, 행복의 극대화가 바람직하다는 공리주의 원칙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칸트의 원칙도 있고 인간을 인간으로서 마땅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도덕 철학도 있다” 고 말했다.

또 ‘우리가 내세우는 주장, 의견은 암묵적이나 명시적이나 정의의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누구나 철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델은 “우리가 정치인에 환멸을 느끼고, 그들의 담론에 공허함을 느끼는 것은 그들은 지금 우리처럼 토론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어서 그는 "상대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반대하더라도 그 주장을 하게 된 원칙을 살피고 설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경청하고 그것을 받아들여야 더 나은 민주주의가 되고 더 나은 시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샌델은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정치계에서 경제민주화, 불평등, 빈부격차에 대해 공공 담론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인상적"이라며 "이런 논의가 정책 개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시민과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담론과 이슈에 관심을 갖고 정치인과 정당에 이를 계속 상기시켜 정책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를 출간한 샌델 교수는 한국 10대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개선하려면 젊은 층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세상을 관찰하기 시작할 때 윤리와 정의, 공정성, 옳은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토론하는 습관이 형성돼야 정치와 정치적 흐름, 공공 담론도 층위가 한층 더 높아집니다." 라며 10대들에게 생각하는 습관, 토론하는 습관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숭실석좌강좌’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인사의 초청 강연을 통해 학생들에게 보다 높은 비전과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