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제329회 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여야 의원의 표결에 붙여졌으나 찬성 114인, 반대 108인, 기권 40인으로 부결됐다.

지난 2일 저녁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법)' 개정안을 정부가 다시 연내 입법을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본래 정부는 중견·중소기업 가업상속공제의 혜택과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상증법 개정안이라며 이 개정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야당과 시민단체에서는 '재벌 기업을 세금없이 후대에게 상속하려는 악법'으로 규정하고 입법 거부와 규탄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이날 여야 표결에 앞서 국회 본회의 반대 토론을 진행해 "재벌과 부자들이 세금 한 푼 안내고 富를 (제도를 이용해 영구적으로) 상속하려는 꼼수"라고 비난하여, 이법의 개정안이 부결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본보 3일자 http://www.kore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64288)
하지만, 이 상증법은 정부원안과 여야 합의 수정동의안까지 모두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되면서 결국 폐기됐는데, 이를 기획재정부가 다시 입법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4일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상증법 개정안의 연내 입법을 위해 다시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일정이 촉박하므로 정부입법의 방식으로는 어렵고, 의원입법 방식이 가능하다"며 방법론까지 언급했었다.

그는 아울러 "당초 정부가 제출한 법안 대신 여야가 수정동의안을 내고 합의한 만큼 다시 법안을 제출한면 여야 합의안을 기초로 해서 하게 됨으로 무난히 입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아가 "만약에 의원 입법 형식으로 상증법 개정안이 다시 발의되더라도 12월9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중 처리는 어렵겠지만, 이후 임시국회가 열리면 연말까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까지 가는데는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 9월 제출한 상증법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선친의 가업을 후대가 잇는 경우 상속공제 세제혜택을 주자는 취지인데 그 대상 기업을 현행 매출액 3000억원 이하에서 5000억원 이하로 확대하고 가업승계를 위해 지분을 증여받는 경우에는 종전 30억원까지만 일부 감면하던 것을 100억원까지도 감면하는 방안이다.

아울러 이 개정안은 피상속인이 지분을 25%(현행 50%)만 보유해도 세제혜택을 주고, 혜택을 받기 위해 사전에 경영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5년으로 줄여주는는 방안도 포함됐으며 명문장수기업 제도를 신설하여 기업경영연한이 30년 이상인 기업에 대해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현행 500억원에서 1000억원까지 2배 확대하는 방안까지 넣었다.

정부는 당초 이 상증법 개정안을 입법하면서 "가업을 잇는 2·3세 경영인들이 상속세를 낼 현금이 없어 기업을 매각하거나 주식을 현물로 납부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업계의 요구"라고 입법 사유를 들었으나 이에 대해 야당 뿐 아니라 일부 여당 의원들도 지나친 '부자감세'라며 문제제기했고, 각 시민단체들의 성명과 기자회견 등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마침내 국회 여야 상임위는 피상속인 지분 요건을 정부안의 25%가 아닌 30%까지만 완화해주고 경영기간 요건도 5년이 아닌 7년까지로 한다는 수정동의안에 합의했으나 본회의에서 야당 뿐 아니라 여당 쪽에서도 정부안, 수정동의안안 모두에 대해 '반대' 표가 나오면서 이 상증법 개정안은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