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좌)과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

대통령 측근 '십상시'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지난 7일 김무성 대표를 비롯 새누리당 의원들이 7일 대통령과 오찬을 이유로 청와대로 향하고,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이 구성한 '비선실세' 진상조사단은 단장 박범계 의원을 중심으로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으로 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비선세력' 의혹에 대해서는 누구도 일절 언급조차 없었다.

심지어 세간에 제기된 의혹과는 정면 배치되는 대통령의 핑계성 해명에는 극구 비호하는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비선세력 논란에 대한 진화에만 애써 초점을 맞추는 모양세였다.

실상 이날의 오찬은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최근 세간에 최대 핫이슈으로 떠오른 '비선 국정개입'과 '정윤회' 등에 대한 상호 조절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나 싶지만, 오히려 여당은 대통령 엄호와 비위맞추기에 더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언론에 노출된 것처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부터 "대통령과 우리 새누리당은 한몸"을 강조하고 "이런 기회를 통해 잘못된 것을 시정을 하고, 잘못 알려진 부분은 국민에게 잘 알려서 오해가 풀릴 수 있도록..."을 언급하는 등 참석 의원들 대부분이 "대통령 힘내시라" "대통령을 도와서..." "대통령을 위하여" 등등 시종일관 대통령 비위 맞추기와 국민여론이 잘못됐다는 성토 뿐이었다.

35년만에 '각하'도 다시 등장했다.

차기 총리 후보감으로 설왕설래하고 있는 이완구 원내대표는 인사말부터 "대통령 각하를 중심으로 해서"로 시작하고 "대통령 각하께 박수" 등을 언급하며 국민들 기억속에서 사라졌던 '각하'라는 단어를 부활시켰다.

우리 국민들이 무엇을 그렇게 많이 잘못하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비선실세국정농단 진상조사단장인 박범계 의원을 비롯한 박수현, 김민기 의원 등은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 대통령의 비현실적 인식과 대통령제시의 검찰 수사방향을 제대로 돌려 놓기 위해 서울 서초동 소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찾아 정윤회·'문고리 3인방' 등을 검찰에 고발하고 수사도 의뢰했다.

새민연은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꼽힌 정윤회씨와 '문고리 3인방'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청와대 비서관 등 12명을 직권남용 등으로 검찰에 고발,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관련 수사를 의뢰했다.

이날 고발장을 제출하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향한 새민연 박범계 의원은 누차 '비선실세' 규명과 진상 조사에 있어 이미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그어놓은 범위 안에서 검찰이 수사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어젯밤(6일)과 오늘 아침에 걸쳐 검찰이 문건 진위 규명은 다음주 중 결론을 내고, 유출 건은 장기화할 것 같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검찰 수사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문건 내용의 진위가 수사의 실체고 본질"이라고 설명했는데, 이같은 내용은 야당 내부는 물론 박 의원까지도 누차 강조했었다.

박 의원은 이날 "우리 헌법상에는 책임행정의 원리가 있는데, 바로 권한을 갖고 책임을 지도록 하는 원리"라며 "그러나 비선실세에 의해 국정농단되면 이 원리를 붕괴시키고 나라가 어지럽게 된다"고 설명하고 "오늘 (여당 의원들과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으로 볼 때, 이 사태 인식이 매우 현실적이지 못하고, (박 대통령이)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이 점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새정치연합이 이날 고소장에서 정윤회씨 등에게 적용한 혐의는 ▲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설 유포 ▲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인사 개입 ▲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퇴 개입 ▲ 안봉근 비서관의 청와대 파견경찰 인사 개입 ▲ 이재만 비서관 등의 공무상비밀누설죄 등 6가지이며 이들은 또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대통령이 문체부 인사에 개입했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서는 김종 차관을 수사의뢰대상으로 별도로 분류해서 고소장내용에 포함시켰다.

또한 그동안 세간에 떠돌고, 언론에서 폭로한 청와대 관련 모든 의혹과 혐의에 대해 새정치연합이 고소한 내용들을 검찰이 공정한 수사로 대국민 의혹들을 모두 해소해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여러 사건과 정황을 거치면서 국민들은 '검찰이 이번 사건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