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1일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10만 서명 운동' 발대식.

훈민정음을 국보1호로 지정하자는 청원운동의 열기가 뉴욕으로 옮겨갔다.

미주한국불교문화원과 1492그린클럽, 뉴스로, 교회일보 등 한인단체와 미디어들이 본국에서 진행중인 훈민정음의 국보1호 지정운동에 동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앞에서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10만 서명 운동’ 발대식이 열렸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와 (사)우리문화지킴이가 공동 주최한 발대식이후 다음 아고라엔 네티즌들의 청원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18일 현재 서명에 참여한 숫자는 2만6000명에 이르고 있다. 이번 청원운동은 내년 1월11일까지 전개되며 광복 70주년 사업으로 ‘국보 1호를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신을 문화재청에 공식 접수할 계획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뉴욕한인사회의 참여는 서명운동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발대식에 직접 참여했던 미주한국불교문화원의 김정광 회장은 “뉴욕에 돌아와서 여러 인사들을 만나면서 본국의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운동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도록 동포사회가 힘을 보태자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숭례문은 일제강점기였던 1934년 조선총독에 의해 1호로 지정되었고, 그같은 배경에 임진왜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가 한양으로 출입한 문이므로 국보 1호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도 작용했다. 해방 이후에도 일제시기 지정번호를 그대로 답습하는 바람에 숭례문이 국보 1호로 재지정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1996년 김영삼 정권당시 숭례문을 국보 1호에서 해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됐고, 2005년에는 감사원에서 국보 1호 해지를 권고했으나 문화재위원회가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부결시킨 바 있다.

국보1호를 교체하자는 여론은 2008년 숭례문이 방화소실후 복구 되었지만 각종 비리와 부실복원이 드러나면서 다시 가열되고 있다.

국보 1호를 바꾸면 총 315개의 국보 전체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문화재제자리찾기 측은 “현재 전개하는 운동은 국보 70호 훈민정음과 1호 숭례문을 교체하자는 것이다. 국보 전체 번호의 혼란을 준다는 것은 억측이다”라고 반박했다.

교회일보의 우병만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교육받은 사람중에 국보 1호를 모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국보1호의 상징성은 그만큼 중요한 법이다. 숭례문 대신 우리 한민족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훈민정음을 국보1호로 지정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과 해외동포들의 자부심과 자존감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492그린클럽의 백영현 대표는 “훈민정음은 하나의 문화재 정도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화유산의 가치로 인식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우리 민족이 가장 앞세워야 할 국보중의 국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야 거론되는게 만시지탄의 느낌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백영현 대표는 “사실 대한민국의 국보들이 대부분 로컬 개념의 보물이지만 훈민정음은 글로벌 개념의 엄청난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만큼 우리 해외동포들이 서명에 참여하는 것이 훈민정음의 세계화를 위한 더욱 뜻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