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이 19일 오후 5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의해 해산된 통합진보당이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대변인 브리핑을 열고 마지막 기자회견을 했다.

아래는 통합진보당 마지막 기자회견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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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규 대변인

■ 새누리당, 최소한의 체통은 지켜야!

우리 국민들의 피와 땀이 켜켜이 배어 있는, 우리 소중한 민주주의의 종언에 온 국민이 충격과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지금, 단 한 시각도 참지 못하고 끝까지 비이성적인 왜곡음해에 나선 새누리당의 행태에 할 말을 잃는다.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진보당이 '헌재 결정에 대한 폭력 저항을 예고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도 이제 본격적으로 '저질 찌라시' 생산 대열에 합류한 것인가!

대한민국 집권여당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말로만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운운하다가 정작 평화로운 통일콘서트장에 '백색테러'가 등장하자 단 한 마디도 못 내놓았던 정당이, 아니 거꾸로 공공연하게 옹호하고 두둔했던 정당이 바로 새누리당 아니었나!

미안하지만 진보당은 새누리당의 저질 거짓선동에 놀아날 생각이 전혀, 조금도 없다.

최소한의 도리, 최소한의 이성, 최소한의 상식을 요구하는 것도 새누리당에게는 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간곡하게 당부한다.

집권여당으로서 최소한의 체통과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겠나!

■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위한 노력이 더 절실하게 필요한 때!

원내 제3정당의 강제 해산에 대해 '헌법과 민주적 기본질서의 승리'라는 새누리당이, 금과옥조처럼 떠받들고 있는 '독일공산당 해산 사례'에 대해 마지막으로 조금 더 설명을 드리겠다.

1957년 8월 17일, 독일공산당이 해산되고 나서 독일 사회는 엄청난 광기에 휩싸였다.

독일 전역에 있던 199개의 정당사무실을 강제폐쇄한 것은 물론, 경찰은 2만 5천여 개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35개 인쇄소와 60여 대의 화물차를 폐쇄 및 압수했다.

정치활동을 이유로 본격적인 경찰의 수사를 받았던 사람들은 무려 15만 명에서 20만 명에 달한다. 이 중 유죄판결을 받고 형사처벌된 사람만 1만여 명이다.

직접적인 당사자들의 숫자가 이렇고, 간접적인 당사자들까지 포함하면 50여 만명에 이른다는 것이 조사된 내용이다.

마녀사냥은 당대에만 그치지 않았다.

20년이 흐른 1970년대와 80년대 대규모 해고사태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당적을 가졌던 모든 공무원들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으며 해고된 사람들의 해고무효 행정소송도 모두 패소했다.

과연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말하는 '민주적 기본질서'인가?

동시에, 우리는 과연 이것이 60년 전 독일의 사례라고만 말할 수 있나?

김진태 검찰총장은 헌재 선고 직후 긴급 공안대책 협의회 개최를 지시했다.

'통진당 해산 국민운동본부'라는 곳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정희 대표를 비롯하여 모든 10만 진보당 당원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심판대 위에 오른 것은 진보당이 아니라 우리의 민주주의라고 간곡하게 호소해왔던 이유다.

오늘 진보당은 강제 해산을 당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향한 우리 모두의 노력까지 중단될 수는 없다.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해진 상황이 아닌가!

■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 참담한 심경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한 지 벌써 1년 9개월이 흘렀습니다.

그간 진보당과 진보정치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신 언론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첫 대변인 업무에 많은 부족함이 있었을 것인데, 너그럽게 감싸주고 나아가 용기와 힘까지 북돋아 주신데 대해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심경, 저나 여기 계신 모든 언론인 여러분들께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의 이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더욱 더 정진하겠습니다.

어느 곳에서든 더 좋은 인연으로 다시 뵙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