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살 난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46) 여인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29일 울산지법에 출두하고 있다.

25개월 된 입양아를 쇠파이프로 때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양어머니에 대한 재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릴 예정이다.

19일 울산지법 301호 법정(재판장 김원수)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피의자 김모(46·여)씨는 입양아에 대한 살인의도 및 친 자녀에 대한 정서적 학대 사실 등을 부인하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국민참여재판은 준비과정을 거쳐 내년 2월 초 열리게 된다. 총 9명의 배심원이 참여한다.

이날 재판에는 아동복지법위반죄로 불구속 기소된 김씨의 남편 전모(50)씨에 대한 심리도 함께 진행됐다.

전씨는 "피해아동을 입양할 당시 부인과 별거 상태에 있었지만 생활비도 보내고 가끔 집에 들러 양육상태를 살피는 등 양육 의무를 방임하지는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전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7일 울산지법 301법정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 10월 25일 전기 콘센트에 젓가락을 넣는 장난을 친다는 이유로 쇠로 된 행거용지지대(길이 75㎝, 두께 2㎝)를 이용해 피해아동의 전신을 때리는 등 폭행을 가했다.

검찰 수사결과 김씨는 25개월인 아이(키 82㎝, 몸무게 12㎏)의 급소인 머리와 전신을 30분 동안 수십차례에 걸쳐 구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매운 고추 3개를 잘라서 물과 함께 먹이고 찬물을 전신에 뿌리는 등 학대를 가했다. 결국 피해아동은 다음날인 26일 오후 4시5분께 외상성 경막하 출혈 및 다발성 타박상 등으로 숨을 거뒀다.

김씨는 폭행 2~3시간 이후 아이가 의식이 없다는 것을 알고도 13시간 동안 방치했다 뒤늦게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터넷을 통해 저체온증, 아기 열내리는 법, 손의 맥, 장독 풀어주는 것, 눈동공의 움직임이 없는 때, 아이 호흡 곤란 등을 수차례 검색하기도 했다.

이에 울산지검은 학대행위나 범행도구, 의식이 없는 아동을 방치한 행위 등을 종합해 볼 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21일 김씨를 살인죄로 기소했다

아울러 검찰은 피해아동에 가해진 잔혹한 학대 행위를 목격한 김씨의 친 자녀 2명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을 정서적 학대행위로 보고 김씨를 추가 기소했다.

게다가 양육에 필요한 최소한의 생계비도 지급하지 않는 등 양육에 관한 기본적 보호의무를 위반하고 방임한 양부에 대해서도 아동복지법위반죄로 불구속 기소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