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15년 천안시 학교급식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개소를 앞두고 기존 학교급식 납품 업체들과 천안시 간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언론보도와 몇몇 급식업체의 주장을 들어 요약해보면 우선 지원센터에서 농산물만 취급하고 나머지 품목군은 기존 eat를 통한 일반입찰방식을 유지하라는 것이고, 지원센터 개소에 따른 급식업체들의 피해를 보상하고 생계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또한 품목군별로 기존 급식업체들이 합의하면 해당 품목군은 지원센터를 통하여 학교급식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 10년간 학교급식운동을 해온 천안학교급식협의회에서는 현행 eat중심의 학교급식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극복하고 기존 학교급식업체들과 협력을 통하여 상생하고 로컬푸드 농축산물이 학교급식에서 안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eat를 통한 전자조달방식은 급식재료 구매과정에서 발생했던 뒷거래와 비리문제는 많이 해결이 돼서 학교급식의 투명도와 청념도가 향상 되었다. 또한 경쟁입찰과 할인율 적용으로 학교의 급식재료 구매 비용이 저렴해진 것도 사실이다.

반면 eat 등록업체의 난립과 사후관리 미흡으로 품목군별 업체의 전문성이 사라졌다.

최근 eat 등록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나다보니 업체 간 과열 경쟁 양상을 띠고 있고 이로 인하여 업체의 경영난이 심각한 상태이다.

모 업체의 사장은 “eat 시스템에서 천안의 단일 시장으로는 업체가 너무 많고 낙찰율이 안 나와서 2~3개월 씩 휴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지원센터 개소를 계기로 업계 전체의 구조조정이 됐으면 좋겠다”고 한다.

급식업체의 과열 경쟁과 eat낙찰율의 불안으로 한 업체가 2개 이상의 품목군에 업체를 등록하여 입찰을 하고 있고, 심지어 사무실만 있는 위장업체도 상당수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업체들의 문제는 급식 현장에서 지역농축산물을 우선적으로 납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값싸고 마진 많은 타 지역 농축산물을 우선 납품할 수밖에 없고 지역농축산물 납품은 우선순위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2개 이상 품목군의 업체를 운영하는 급식업체들은 경영적 어려움과 배송효율을 이유로 낙찰이 된 2개 이상의 품목군의 급식재료를 한 차량으로 혼합 배송 하면서 교차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심지어 읍·면지역의 작은 학교들의 경우 1순위 낙찰자가 납품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여 급식에 차질을 주고 있다.

급식업체의 경영난과 과도한 할인율 적용은 업체로 하여금 저질 급식재료를 납품하게 하고, 일선 학교에서는 매 월 할인 받은 급식예산이 누적되서 학기말과 연말에 가서 한꺼번에 사용되다 보니 연간 균형 있는 급식재료가 사용되지 않고 학기말과 연말에 과하게 비싼 식재료를 사용하게 한다.

결국 eat를 통한 현재의 학교급식시스템은 급식업체의 과열 경쟁과 경영난은 물론 아이들의 균형잡힌 식단과 급식의 질에도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로컬푸드의 학교급식 활용도도 낮게 하고 있다.

2015년 3월부터 운영을 준비하고 있는 지원센터는 지역농축산물의 활용뿐만 아니라 천안지역 학교급식업체들과의 상생방안을 만들어서 선순환적인 지역경제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천안시와 학교, 농민, 기존의 급식업체와 천안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이 협력해야 한다.

협력의 방법으로는 학교급식에 사용될 급식재료의 조달을 지역농축산물 식재료를 우선적으로 납품하고 기존의 학교급식업체들도 참여하면서 서로 상생하는 방식으로 되어야 한다.

또한 배송에 있어서도 기존의 급식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물류비용도 줄이고 급식업체의 생존권도 보호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원센터의 운영은 지원센터 운영위원회를 통하여 천안시가 직접 주관하고 챙겨나가야 한다. 민관이 협력하여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운영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운영한다면 지원센터는 현재 급식의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상생의 방안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올해 3월부터 군직영으로 전품목을 취급 운영하면서 기존 33개 업체가 모두 동참하여 급식센터와 학교, 생산농민, 공급업체 모두가 만족하는 상생의 방법으로 1년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홍성군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천안시도 물류의 효율과 비용절감 그리고 학교의 업무경감을 위해서는 전품목을 지원센터에서 취급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만약 지원센터에서 전품목을 취급하지 않고 농축산물만 취급하게 된다면 29억씩 들여서 지원센터를 신설하는 효과가 없을 것이고 사회적 비난도 피해가지 못할 것이다.

학교급식은 학생들의 건전한 심신 발달과 지역농산물 공급확대와 건전한 식생활 정착을 위해서 전개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우리 천안시의 10만 청소년들의 건강문제이고 교육의 문제이므로 어른들의 논리로 아이들의 급식에 차질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이에 우리 천안학교급식협의회에서는 어른들의 논리로 급식에 차질을 주는 요소에 대하여 단호히 대처할 것이며, 이번 지원센터 개소를 기점으로 기존 업체가 함께 동참하여 급식센터와 학교, 생산농민, 공급업체 등 관련 당사자들 모두가 만족하고 상생할 수 있는 지원센터 건립을 바란다.
 

김효빈 기자  hbkim@korea-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