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사회 속 여대생 “결혼은 꼭 안해도..”

대학생들이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에 비해 본인의 결혼과 출산에 대해서는 보다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학생의 절반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자녀계획도 여섯 명 중 한 명꼴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지속가능연구소는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전국 130여개 대학의 대학생 2천36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9.8%가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고 23일 밝혔다.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자는 7.8%, 보통이라는 답변은 12.0%에 그쳤고,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남학생이 82.6%, 여학생이 77.4%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았다.

또한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이냐'는 설문에 응답자의 46.5%만이 '그렇다'고 답했으며,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36.3%, '보통이다'는 17.2%로 나타났다.

이 중 여학생은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응답인 ‘꼭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가 47%로 ‘해야 한다’는 긍정적 응답(34.5%)보다 높았다.

반면 남학생은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응답인 ’꼭 해야 한다’가 60.3%로, 부정적 응답 23.9%보다 훨씬 많았다.

또한 고려하고 있는 자녀의 수는 평균 1.9명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작년 합계 출산율인 1.19명보다는 높지만,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출산율 2.1명보다는 낮은 수치이다.

이 중 여학생이 원하는 자녀 수는 1.77명으로 남학생(2.06명)보다 적었다. 자녀를 아예 낳고 싶지 않다는 답변도 16.0%로 남학생(6.4%)보다 높았다.

안치용 2.1지속가능연구소장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결혼과 출산에 더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여학생들의 답변 속에는 일과 가정의 양립, 양성평등, 가정친화적 직장문화 등이 절실하다는 것이 함축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2.1지속가능연구소와 대학생 언론단체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이 현대리서치, 클라임에 의뢰해 진행했으며 전국 130여개 대학의 학생이 참여했다.

박지희 기자 jhhj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