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구장이 오렌지 색으로 물들었다 출처 = 제주 구단 제공

올해 시도민 구단들이 존폐 위기에 몰리며 K리그가 좋지 않은 이야기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이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은 K리그 구단에 등을 돌리기도 했다. 지자체의 입에서 먼저 나온 구단 해체설로 팀 존속 여부를 두고 선수는 물론 팬들까지도 마음을 졸였다.

한편 '남쪽 환상의 섬' 제주도에서는 현재의 K리그 흐름과는 다른 이색행보가 펼쳐졌다. 시도청의 든든한 지원을 업은 제주의 오케스트라 축구는 K리그 시도민구단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지자체가 보여준 협심은 K리그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관중들이 많이 찾지 않는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는 7천 관중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러한 노력 덕에 정부에서는 올해 '스포츠산업대상'에 제주를 선정했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제주도청과 서귀포시청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들이 있었다. 시도청 내에는 스포츠 지원과가 있고 그 안에 스포츠마케팅계가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생긴 이 부서에서는 다방면으로 제주의 구단 운영과 관중 동원 등을 돕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귀포월드컵경기장을 제주 유니폼 색을 오렌지색으로 물들이며 구단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며, 단순히 경기장을 빌려주고 임대료만을 받는 일부 지자체들과는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서귀포시청 스포츠마케팅계는 관중 확보를 위해 무료 셔틀버스 운행이라든지 홍보 현수막 등을 지원했을 뿐 아니라 경기 안내나 홍보에도 인력을 투입했다.

제주 지자체가 K리그에 열성적인 이유는 바로 지역 통합에 있다. 축구가 바로 제주도를 한 데 묶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 여건과 제주시와 서귀포시 간의 인구분포 등 여러 난관에도 지자체와 구단의 노력으로 이를 이겨냈다.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제주도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이면서 그라운드를 화합의 장으로 만들고자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장 사용료 무료 협약을 맺어 구단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함과 동시에 젊은층과 어린이층을 공략하는 장기적인 계획도 갖추고 있다. 

유찬형 기자 coldbroth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