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9일 올해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부동산 3법’ 등 148건의 안건을 처리, 2014년 입법을 마무리했다. 자원외교 국정조사 요구안과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특별위원 선출안이 이날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국회는 내년 초부터 자원외교 국정조사와 세월호 진상조사에 본격 착수하게 된다.

올해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을 지난 2일 일찌감치 처리하면서 입법 또한 여유 있게 종료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법안 처리는 밀린 숙제를 하듯 ‘몰아치기’식으로 진행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10분부터 5시간 동안 본회의를 열어 148건의 안건을 무더기로 처리했다. 법안 1건 처리에 평균 2분가량 걸린 것이다.

이날 본회의에선 논란이 되는 ‘부동산 3법(주택법·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외에는 의원들의 ‘찬성·반대토론’도 찾기 힘들었다. 종종 법안 제안설명을 하는 의원 외엔 의원들 표결만 일사천리로 이어졌다.

여야가 입장을 좁히지 못한 북한인권법과 사이버테러방지법, 김영란법은 각론을 마무리짓지 못하면서 해를 넘기게 됐다. 지난 23일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사임한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도 이날 본회의에 머리카락을 자른 채 모습을 드러냈다.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에는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됐으며 올해 말 폐지 예정이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3년 유예됐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재건축 조합원 규제도 완화해 1인당 최대 3채까지 분양받을 수 있게 됐다. 새정치연합 김상희 의원과 정의당 서기호 의원만이 “부동산 투기 조장법”이라며 반대토론을 했다.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여야 이견이 크게 없는 것들이었다. 대포통장 관련자 처벌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학교안전사고 예방위원회를 설치할 근거를 마련한 학교안전사고법, 의료사고 보고 의무화와 환자안전체계를 구축하도록 한 환자안전법 등이 대표적이다.

자원외교 국정조사 요구서에는 조사 대상 시기가 사실상 해외자원개발 외교가 시작된 김대중 정부부터 현재까지로 확정됐다. 국정조사 대상을 ‘이명박 정부에 한정하자’는 야당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어서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식 명칭 또한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로 확정되면서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 비리 의혹을 중점적으로 파헤치려는 야당 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국정조사 특위와 공무원연금 개혁 특위는 이날부터 100일간 운영되며 1회에 한해 25일간 연장할 수 있다. 국회는 이날 4·16 참사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위원(총 17명) 선출안도 가결시켰다. 세월호조사위는 최장 1년9개월간 운영된다.
문상철 기자 77msc@korea-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