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5세 이상 계약직·파견직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현재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55세 이상 고령층과 고소득 전문직의 파견 장벽을 없애고, 정규직도 직무·성과급 중심으로 임금을 개편하되 ‘저성과자’는 쉽게 해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기업들의 채용이 비정규직 중심으로 재편되고, “격차 해소”라는 이름으로 노동시장의 임금·근로조건이 하향평준화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가 기업들의 ‘숙원’을 풀어주는 쪽으로 노동정책의 방향과 축을 잡으면서 노·정 간 갈등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선진국에서도 비정규직은 보편적인 현상이며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면서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추진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노동계는 차가운 반응이다.

노동부는 노사정위 노동시장구조개선 특별위원회를 통해 내년 3월까지 논의해 합의를 도출하자는 입장이지만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비정규직 노동단체들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채용이지 기간연장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노사정위에 참여한 한국노총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일방적 추진 시 모든 사회적 대화는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상철 기자 77msc@korea-press.com
 

문상철 기자  77msc@korea-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