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대학병원 의사라며 남편을 속여 결혼한 뒤, 주변 사람들에게 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아 챙긴 30대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진수 판사는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38·여)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2011년 1월 재력가의 딸이자 산부인과 의사인 것처럼 속여 결혼한 뒤 시누이, 가사도우미, 경비원 등 모두 8명에게서 9억13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결혼 이후에도 의사 행세를 하며 고급 수입차를 구입하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해왔으며, 피해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동생이 금융감독원 직원이다”, “남편이 재벌 3세의 친척이다” 등의 거짓말을 남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기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박씨가 갓난 딸을 데리고 자취를 감춘 뒤에야 남편은 박씨의 정체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피해자에게 고소를 당해 지난 3월 불구속 기소된 뒤에도 사기 범행을 계속 저지르다 결국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박 판사는 박씨에게 동종 전과가 있는 점과 범행 수법이 계획적이었던 점, 불구속 기소 후에도 추가 범행을 저지른 점, 스스로 반성하고 있고 어린 아이가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