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로 멜버른 화산이 보이며, 앞에 파란색 형태가 대한민국 장보고과학기지 출처=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 소속 국내 연구진들이 25년만에 남극에서 활화산의 활동모습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남극 활화산이 활동하는 모습은 25년 만에 처음 관측된 현상이다. 남극의 표면 온도는 영하 35℃ 정도이고 화산의 분출구 온도는 영상 18℃ 정도이기 때문에 보통 가스가 분출되는 즉시 얼어붙어 버려, 관측이 매우 어렵다.

극지연구소(소장 김예동)는 우리나라 남극 제2 과학기지인 장보고기지 인근 멜버른화산 정상 화구에서 다량의 가스가 분출하는 것을 25년 만에 처음으로 관측했다고 16일 발표했다.

멜버른화산(Mt. Melbourne)은 우리나라 장보고기지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져 있다.

1980년대 말 이탈리아 연구팀에 의해 멜버른 화산의 화산가스 분출현상이 관측된 이후 25년 만에 우리 연구팀에 의해 관측됐는데, 본격적인 화산분출로 이어질 수 있어 관련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남극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9일 헬기 정찰 중 가스 분출을 처음 목격했고, 이후 3차례의 탐사를 통해 지름 600m의 화구 중앙부분과 북쪽사면에서 다량의 가스가 분출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12월 14일 북쪽 사면에 접근했고, 화산가스가 그대로 얼어붙은 얼음시료를 채취하는데 성공했다.

극지연구소 남극 연구팀의 중심 격인 이종익 박사는 "시료가 담긴 냉동컨테이너가 국내에 도착하는 2월 초에 분석에 착수해 올해 7월에 인도에서 열리는 남극지구과학학회에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급작스런 화산 폭발로 인해 장보고기지 안전성에 대해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는 "화산폭발이 일어나기에 앞서 전조가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측 활동으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지가 30㎞ 떨어져 있어 큰 분출이 일어나도 기지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멜버른 화산의 마지막 큰 분출은 1만 년 전에 일어났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극지연구소는 올해부터 멜버른화산 정상에 화산 활동 감시를 위한 지진계, 지열계 등을 보강하고 감시카메라와 분석장비들을 설치할 계획이다.

김예동 극지연구소장은 "지난해 2월 장보고과학기지를 준공한 이후 빙하-빙권 연구와 운석-지질 연구 등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이번 활화산 가스 분출 관측을 통해 이 분야 연구도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표했다. 또, "장보고기지를 기점으로 한 남극대륙 연구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