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새누리당 김무이 대표와 이정현 의원이 연말정선에 대해 설전을 벌인 가운데, 심재철 의원이 이에 가세하고 있다.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최근 논란이 된 연말정산 사태가 ‘조세저항’ 여론으로 번지자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김무성 대표와 이정현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날선 설전을 벌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대표는 “소득세연말정산과 관련하여 논란이 매우 많고, 많은 국민들께서 불만을 터뜨린다. 나라 살림을 위해 걷는 세금 관련제도는 납세자인 국민들께서 기꺼이 낼 수 있도록 합리적인 틀에서 매우 정교하게 짜야 한다”고 서두를 꺼냈다.

김무성 대표는 “(정부가) ‘2013년 말 근로소득세의 소득 재분배 효과를 높여야 공정한 세제다’라고 말 하며 저소득층의 부담은 줄이고, 고소득층의 부담은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꾼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들의 불만을 초래한 것은 분명 잘못 된 일이다”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 문제는 여야가 합의해서 세법을 245 : 6으로 통과시킨 만큼 우리 국회차원에서 국민여러분께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을 하고 입법에 신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큰 교훈으로 새겨야겠다”고 이번 연말정산이 잘못됀 정책임을 분명히 못 박았다.

김무성 대표는 나아가 “어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개인적 특성 등이 보다 정교하게 반영이 되어 연말정산 때 과도한 세 부담이 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거는 연말정산 정책설계의 실수를 인정한 것”이라며, “새로운 세법의 결과를 보면 고 소득층 중심으로 약 9,300억 원의 세금이 더 걷히고, 여기에 재정을 더 보태서 1조 4천억 원이 저 소득층에게 더 지원되도록 되어있다”고 정부가 세금을 얼마나 더 거두어들이는지를 산출했다.

김무성 대표는 또 “반면에 세 부담이 늘지 않는다고 했던 총 급여 5천 5백만 원 이하의 일부 급여자 가족에게서도 부양가족 공제, 자녀의 교육비와 의료비 공제 등을 받지 못해서 예기치 않게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이처럼 출산과 교육들의 세제혜택이 줄어드는 것은 국가차원의 저 출산 해소와 맞지 않다”며 “정부는 국가 정책에 민의를 맞추고, 손해 보는 사람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현행 세금제도에 반드시 보안을 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같은 김무성 대표의 불씨에 기름을 부어 넣었다. “일 전에 우리 담뱃값 인상을 하면서 서민증세라고 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며 했습니다만, 다시 이러한 문제가 발생 한 것은 심각하다”며 “따라서 정책위의장 같은 경우는 원점에서 시작을 해 달라. 입법권은 국회에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는 각오로, 오늘 중으로 의장께서 주도적으로 정부를 리드해가며 결론을 내달라”고 강력하게 주문했다.

이같은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의 발언을 묵묵히 듣고 있던 이정현 최고위원은 기다렸다는 듯 이번 연말정산 제도가 결코 잘못됀 정책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게 증세라는 논란이 있는데 이는 잘못됐다. 세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어서 증세와 관계없고, 조정을 하다 보니 세금이 더 걷히게 됐다"며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 제도는 절대적으로 불가피 했고, 여야가 다 동의를 했고, 실질적으로 국민들이 조세 형평성에서도 그렇고, 조세 제도의 효율성, 합리성을 위해서도 이 제도 두 가지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것을 적용함에 있어서 워낙 국민들이 다양하다는 것이다”라고 국민 생활계층의 다양성을 거론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예를 들면 자녀 교육비가 가정마다 다 다를 수가 있고, 의료비가 집집마다 틀릴 수가 있고, 개인연금, 보험료, 신용카드, 기부금이 개인마다 다 틀릴 수가 있기 때문에 그 틀린 것으로 인해서 생기는 그 문제를 정부가 좀 더 꼼꼼하게 챙겨서 그 부분을 가지고 늘 불만이 나올 수 있도록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논리를 펴나갔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하나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은 정말 정부 부처는 정부 정책을 발표함에 있어서 홍보에 대충 대충 좀 안했으면 좋겠다”며 “정말 국민들이 알아듣기 쉽게 홍보하며 그 기술인력 수준을 좀 더 높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 각별하게 신경을 쓸 수 있도록 뭔가에 인센티브 제도를 준다든지, 아니면 새로운 전문가를 고용을 한다든지, 외부에 용역을 맡긴다든지, 정부의 홍보 전략을 대폭적인 수정이 이번 기회에 필요하다”고 정부정책에 대해 강력하게 옹호하고 나섰다.

그러자 김무성 대표가 이례적으로 다시 마이크를 잡고 “세율관계는 너무나 복잡한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이정현의원이 하는 말이 이해가 잘 안 된다”며 “결과적으로 정부에서도 9천 300억 원의 세금이 더 들어오는 걸 인정한다”고 잘라 말하고 “거기에 대해서는 사실상 증세냐 아니냐를 떠나서 세금을 더 내는 국민들은 이것을 증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치인들은 인정해야 한다”라고 이정현 최고위원의 정부 옹호성 발언을 일축했다.

이어 비박계 심재철 의원 역시 “박근혜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편법적인 방법을 택했다”고 언성을 높이며 이정현 의원의 발언을 정면으로 치받았다.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뀐 것은 결과적으로 증세와 다름없는데, 증세 없는 복지라는 도그마에 갇혀서 세 부담이 늘었는데도 증세가 아니라고 말하고 이번 연말정산 같은 편법을 사용한다"고 정부를 향해 맹렬한 비난을 쏟아냈다.

한편 이날 회의가 기자들이 모두 퇴장하고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이정현 최고위원의 “증세가 아니다"라는 정부를 옹호 발언과 다른 비박계 의원들의 ”사실상 증세다"라는 설전이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