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왠지 우울하고 무기력 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대개는 그저 날씨 탓이겠거니 하고 그냥 넘기게 되는데 계절성 정서장애인 겨울 우울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늦게 일어나거나, 충분히 수면을 취했음에도 개운하지 않고 축 쳐지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계절성 정서장애'라는 진단을 받을 수 있다.

'계절성 정서장애'는 특정 계절에, 특히 겨울에 자주 찾아오는 우울증인데, 피로감과 무기력을 느끼는 건 일반 우울증과 비슷하지만, 잠을 많이 자고, 많이 먹는 게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대형병원이 수도권 소재 5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계절성 정서장애를 보이는 비율이 6명 중 1명꼴(약 16% 가량)로 나타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따지면 우리 국민들 중 8백만 명이 겪고 있는 셈이다.

보통 일조량이 적어지면서 이런 우울증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겨울에는 해가 짧고 햇빛도 약하기 때문에 더 자주 나타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추운 날씨 탓에 야외 활동까지 줄면 감정 호르몬을 분비하는 생체 리듬에 교란이 생기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르 살펴봐도 적도에 가까운 필리핀은 아예 없고,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은 영국은 4명 중 1명 꼴이고 더 위쪽에 위치한 노르웨이는 그 이상으로 조사됐다. 햇빛이 약한 고위도로 갈수록 더 많이 겪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같은 미국 안에서도 남쪽 휴양지인 플로리다와 북쪽 알래스카에서 나타나는 우울증 빈도 수는 7배 정도차이가 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하루 1시간 이상 햇빛을 쬐고, 필요하면 인공 햇빛 치료나 약물치료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우울증은 자살로도 이어질 수 있어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염려하는 증세 중 하나이다. 겨울철에 나타나는 계절성 정서장애에도 그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