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아이스'는 눈에 보이는 빙판길 보다 오히려 더 위험하다.

'블랙 아이스'란 도로 위에 얇은 살얼음이 생겨 빙판길이 된 것을 일컫는다. 육안으로는 길이 얼었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 운전자들이 상당히 애를 먹는다. 이로 인해 겨울철 교통사고의 주범으로 꼽힌다.

1월 23일 새벽, 불과 3시간만에 서울의 한 도로 같은 장소에서, '블랙 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가 4건이나 발생하여 그 위험성이 심각함을 드러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노들길이 그 장소이다. 새벽 2시에 이 길을 달리던 택시가 빙판길에 미끌어지며 보호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가 수습되자마자 30분 후에는 승용차가 미끄러져 뒤집히는 사고도 발생했다.

충격적인 것은 새벽 5시 쯤, 김포공향 방향으로 달리던 승합차 한 대가 미끄러지면서 순찰차와 보호벽을 연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인해 당시 순찰차 앞에 있던 경찰관 2명이 차에 치여 중태에 빠지게 됐다.

이 경찰관들은 불과 30분 전에 같은 자리에서 소형차 한 대가 미끄러져 2명이 다치는 사고를 조사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사고 현장에 있었던 한 동료 경찰관은 "교통사고를 처리하고 있는데 뒤에 오는 차가 경찰관들을 쳤다" 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3시간 사이 반경 1km 이내에서 4건이나 교통사고가 발생한 원인으로 도로 위에 얇게 얼음이 낀, 이른바 '블랙 아이스'를 꼽았다.

사고 도로가 한강 바로 옆이라 습기도 많고, 제설을 위해 뿌린 염화칼슘이 물기를 머금고 있어 추운 날씨 속에서 오히려 쉽게 얼어붙어 빙판길을 만든다는 것이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찬수 박사는 "운전자에게 얼음은 보이지 않지만 도로는 젖어있다. 염화칼슘 알갱이들이 수분을 머금고 있어 오히려 더 미끄럽고 위험하다" 며 블랙아이스에 대한 위험성을 전했다.

다른 때보다도 더욱 운전에 주의를 기울여야하는 겨울철, 도로에 얼음이 보이지 않더라도 혹시 모를 '블랙 아이스'의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면 더욱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