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김유진 기자]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청주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 동영상에 담긴 용의 차량에 대한 판독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내린 가운데, 경찰 수사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민들의 잇따른 제보와 CCTV 영상 등이 단서가 되지 못하자 원점으로 돌아가 수사를 펼치고 있다.

이 사건의 전담 수사본부가 차려진 흥덕경찰서는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뺑소니 CCTV 화면을 분석한 결과, 차량번호를 판단하기 어렵고 영상 속의 차량도 BMW 시리즈뿐만 아니라 다른 차량과도 유사하게 관찰된다는 소견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 동영상은 사고 현장 3㎞ 내 상가 등에 설치된 CCTV 6개 중 2개에 녹화된 것이다. BMW로 추정되는 용의 차량 뒷부분과 이 차량이 커브를 도는 장면 등이 찍혀 있다.

하지만 화질이 선명하지 않자 국과수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하지만 '판독 불가'란 결과가 나오자 경찰은 당혹감에 빠졌다.

동영상마저 결정적인 단서가 되지 못하면서 원점에서 다시 수사를 시작해야 하고, 범인 검거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찰은 제보와 증거 확보에 주력해왔다. 뺑소니 사고의 경우 제보와 현장 증거 등이 범인 검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에 사고현장 주변에 주차된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보, 분석하는 과정에서 20건이 넘는 시민들의 제보도 받았지만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게다가 차량 블랙박스는 새벽에 낀 성에 등으로 화질이 낮아 차량을 특정하지 못했다. 제보는 뺑소니 사고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원점으로 돌아가 수사를 폭넓게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뺑소니 사망 사건에 이례적으로 수사본부까지 설치하는 등 검거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 차량에 대한 차종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만큼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현재 수사 중인 BMW 차량 등을 포함해 외제차·국내차에 대한 폭넓은 수사를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시일 안에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모(29)씨는 지난 10일 오전 1시30분께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아일공업사 앞 도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졌다.

사고 당시 그는 임신 7개월 된 아내의 임용고시 합격을 위해 화물차 일을 마치고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중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