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6일이 비어있는 달력의 모습

[코리아프레스=유찬형기자] 지난해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인해 대한민국이 울었다. 작년 한 해동안 가장 많이 언급된 사건일 것이다. 최근 이를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월호 달력이 네티즌 사이에 알려지며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디자인 컨설팅 업체인 슬로워크가 제작한 이 달력의 이름은 ‘기억하라. 그리고 살아라’이다. 조성도 스로워크 이사는 "나희덕 시인의 '살아라. 그리고 기억하라'는 시 제목을 바꿔서 붙인 것이다"며 달력 이름이 만들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 달력의 표지에는 ‘416’이라는 숫자가 볼록하게 양각 처리되어 있고, 별다른 장식이 없다. 달력은 흰 바탕에 검은색 숫자와 글씨로만 구성됐고, 일요일과 공휴일도 빨간색이 아니라 검은색이다.

다른 달력과 다른 특이한 점은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은 날짜도 없이 하얗게 텅 비어 있다. 대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종이배를 접을 수 있게 노란색 색종이 한 장을 부착되어 있다. 조 이사는 “4월 16일을 꼭 기억하자고 많은 사람들은 다짐하고 있지만, 반대로 유족분들에게 4월 16일은 잊고 싶은 날일 수도 있겠다 싶어 비워두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달력을 제작한 슬로워크 측은 "달력은 1년 내내 쓰는 것이니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작지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달력 제작의 이유를 밝혔다.

달력은 현재까지 약 800부 이상 판매됐다. 판매로 얻은 수익금은 전액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에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