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유찬형기자] 환경부가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의 종 복원을 위해 중국 장수하늘소를 들여와 증식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장수하늘소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현재 우리 주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워진 1급 멸종위기종이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중국 장수하늘소를 들여와 증식한 뒤 국내 서식지에 풀어놓는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곤충 전문가들이 토종 장수하늘소가 완전 멸종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산 장수하늘소를 풀어놓을 경우 생태계 교란이 일어난다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경기도 포천의 광릉숲에서 수컷 장수하늘소가 잡혔다. 1급 멸종 위기종 장수하늘소는 2006년 암컷 장수하늘소가 발견된 이후 8년 가까이 국내에서 보고되지 않아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었는데 지난해 발견된 것이다.

그동안 포천의 광릉숲에서는 장수하늘소의 흔적인 탈출공이 종종 발견되기도 했는데, 이는 장수하늘소의 출현 빈도가 줄었을 뿐 멸종된 것은 아니라는 증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2009년부터 장수하늘소 복원·증식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산 장수하늘소를 들여오려고 하는 것인데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토종 장수하늘소와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러나 곤충 전문가들은 유전자 분석만으로 두 개체가 같은 종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립수목원 소속의 이봉우씨는 "곤충 자체는 형태적으로 모양이 어떤지 비교하고 생식기를 서로 비교·분석해보고, 최근에는 DNA 분석을 통해 판단하고 있다. 어느 한 가지만 갖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토종 장수하늘소가 멸종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래종을 들여와 풀어놓으면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손종윤 호서전문대학교 교수는 "그 지역에 아주 오랫동안 축적된 고유의 DNA가 있는데 그것을 기존에 있는 곳에 섞어버리면 생태계 교란이 일어난다"며 환경부의 사업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의 국내 서식 개체 수가 많아지면 좋겠지만, 복원 사업을 성급하게 추진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과학적 검증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