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 88회(극본 임성한/연출 배한천)에서는 육선지(백옥담 분)의 외모를 칭찬하는 장면들이 거듭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결혼을 앞둔 장무엄(송원근 분)은 예비신부 육선지를 보고 "얼굴에 무슨 짓을 한 거냐. 광이 난다"며 감탄했다. 이어 장무엄은 조모 옥단실(정혜선 분)에게 "보면 볼수록 예쁘다"고 육선지를 칭찬했고, 옥단실은 "화려한 미인보다 그런 얼굴이 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결혼날짜를 받기 위해 간 점집에서 점쟁이는 육선지에게 "얼굴 자체가 복이다. 둘이 결혼하면 아스팔트 탄탄대로다"고 최고의 찬사를 늘어놨다. 장무엄이 "저는요?"라고 묻자 육선지는 "여자에게 복 있으면 결혼한 남자가 그 복 받는 거다"고 거들었다.

 

한 회 방송에서 주인공도 아닌 조연배우의 외모를 칭찬하는 장면이 거듭 등장하는 걸로 모자라 남편까지 복 받게 하는 얼굴이라는 관상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임성한 작가의 조카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백옥담은 '신기생뎐'(2011)에서도 주인공 단사란(임수향 분)의 의붓동생이자 업둥이라 구박받는 언니의 편이 돼주는 착한 여대생 단공주 역을 맡아 주연 못지않은 비중을 소화하며 극중 부잣집 아들로 출생비밀이 밝혀진 손자(진현빈 분)와 결혼했다.

 

'오로라 공주'(2013)에서도 백옥담의 배역은 남달랐다. 애당초 등장인물에 없던 백옥담은 도중에 황미몽(박해미 분)의 혼외자식 노다지 역으로 투입됐고, 극중 동성애자 한의사 박사공(김정도 분)의 마음을 사로잡아 나타샤(송원근 분)와 이별케 하고 결혼에 골인 한의원 원장 사모님이 됐다.

 

그런 백옥담의 드라마 속 신분상승이 '압구정백야'에서 정점을 찍으며 재벌가 며느리에 닿은 것. 특히 '압구정백야'에서 커플을 이룬 송원근 백옥담은 전작 '오로라 공주'에서 한의사 박사공을 사이에 둔 연적 관계를 연기했었기에 더욱 흥미롭다.

 

백옥담의 작품 속 역할들에 유독 더 눈길이 가는 이유는 막장극이라는 오명을 얻을 정도로 기구한 인물들의 삶을 그려내는 임성한 작가의 작품 속에서 유독 조카 백옥담만이 지극히 상식적이자 욕먹을 일 없는 캐릭터로 부잣집 남자와 결혼하는 해피엔딩을 맞은 탓. 거기에 '탕웨이를 닮은 미인'이라거나 '얼굴자체가 복'이라는 등의 외모를 칭찬하는 대사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총 5편의 출연작 중 4편이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라 드라마계의 낙하산이란 웃지 못할 별명을 얻은 백옥담. 임성한 작가의 불편한 조카 띄워주기와 드라마 속 백옥담의 신분상승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