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재인은 “사심없는 탕평책으로 계파 청산하겠다!”던 공약 지켜야

“‘한 두석 친노 등용했다고 문제 되랴’하는 안일한 생각이 곧 분열이다” 박귀성 기자l승인201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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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 새정치민주연합 제10차 확대간부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의 불참으로 해당 자리에 이석현 국회 부의장이 자리하고 있고, 양승조 의원이 문재인 대표와 귓속말을 주고 받아 행여 주승용 의원의 불참 사실이라도 알리려는 것처럼 보인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인사가 만사다. 철저히 내려놓겠다던 ‘기득권’에 대한 미련이 있는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벌써부터 당내 인사문제를 놓고 내홍에 휩싸이기 일보직전인데, 예로부터 정가에서 내려오는 ‘여당은 부패로 망하고, 야당은 분열로 망한다’는 속설이 경험치에 비춰 볼 때 정설이라고 한다면, 이번에 발생한 내홍 역시 향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는 또한 의외로 이른 감 있는 불씨로 보인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2.8전당대회 기간 전국 각 지역 시도당대회 합동연설회 때마다, ‘탕평책을 펴 계파청산 이루겠다’는 공약을 역설한 바 있는데, 때문에 이는 바로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새정치민주연합 내에 잔존하는 영남호남 지역패권주의 타파는 차치하고라도 친노비노로 불리는 계파청산을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문재인 당대표의 무한책임 대목이다. 

그러나 2.8전당대회가 끝나고 당대표로서 자격을 얻게 된지 불과 20여 일 밖에 지나지 않는데, 벌써부터 인사문제로 인한 티격태격 불협화음이 발생한다는 것은, 문재인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론부터 언급해보자면, 최근 문재인 대표가 수석사무부총장으로 친노로 분류되는 김경협 의원을 임명한 데 이어 조직사무부총장까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본부장을 지낸 친노계 인물 한병도 전 의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인사문제에 있어 비노계의 불만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가 만사다.

문재인 대표는 당대표 취임초기 사무총장에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양승조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정세균계의 강기정 의원을 임명했으며, 이에 앞서 비서실장에 김현미 의원과 대변인에는 김근태계의 유은혜 의원, 박지원계인 김영록 의원을 임명하면서 탕평책 실현에 대한 의지를 어느 정도 인정받기도 했다.

문재인 대표는 나아가 지명직 최고위원에도 비노계 출신이자 한때 유력한 당권 주자였던 추미애 의원을, 노동계를 대표하는 이용득 전 최고위원을 다시 지명함으로써 어느 정도 ‘친노의 기득권’를 내려놓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최근 실무직인 수석사무부총장에 친노로 분류되는 김경협 의원을 임명한 데에 이를 바라보고 있는 주변인들은 ‘이런식이면 당의 통합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등장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조직사무부총장 자리까지도 문재인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한병도 전 의원을 검토 중이라는 설이 흘러나오면서 문재인 대표의 탕평책은 또다시 계파 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고 말았다.

일부에서는 ‘아무리 탕평인사를 해야 한다지만, 한 두석 정도 친노 인사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실상은 수석사무부총장의 역할이 이번 4.29 보궐선거 기획단과 향후 공천관리위원회의 실무직이고, 사무처 당직 인선에 있어서도 핵심적 역할을 맡는 등 당 조직과 실무를 움켜쥐는 자리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특히 이번 2.8전당대회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제1최고위원으로 등극한 무계파(無系派) 주승용 최고위원은 “관례상 제1최고위원이 수석사무부총장을 임명해야하는데 문재인 대표가 관례를 무시하고 자기식구를 싸고도는 게 아니냐”고 누차 경고성 발언을 이어왔다.

자칭 계파가 없다는 주승용 최고위원은 27일 대표최고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확대간부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이날 주승용 최고위원 자리에는 뜬금없는 이석현 국회 부의장이 자리했는데 주승용 최고위원은 건강상의 이유라고 해명했지만, 이날 있은 국회 본회의에는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실제로 문재인 대표가 통합·탕평인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의 표시로 당 확대간부회의에 불참했다는 해석이 무성하다.

실제로 문재인 대표는 지난 2.8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 된 직구 “계파 갈등을 없애기 위해 ‘친노에게 불이익을 주겠다’, ‘계파의 ㄱ자도 안 나오게 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언론에 따르면 주승용 최고위원이 이 문제에 대해 문재인 대표에게 ‘남은 조직사무부총장 자리는 최고위원들에게 양보해 달라’는 취지로 고언했으나, 문재인 대표가 묵묵부답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난 지방 합동연설 기간에도 본지 기자와의 대담에서 “당원들이나 국민들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계파갈등과 지역패권주의를 모두 청산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미 계파를 갖고 있는 인물들이 당대표나 최고위원이 되면, 그들의 기득권을 모두 내려놔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겠느냐”며 “‘정치란 절대 그럴 수 없는 게 정치’라는 절대적 논리로 볼 때, 나는 그런 인물들이 당내 지도부가 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일찌감치 계파갈등에 대한 자신만의 속내를 피력했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과거 분열로 민심이 등을 돌리고 당원들이 당적을 버리며, 당 지지율이 10%대까지 곤두박질 쳐 끝내 몇 년간 선거에서 8연패라는 쓰라린 실패경험이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고 보면, 현재 국민들과 당원들 가슴속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아물지 않은 예민한 상처가 주홍글씨처럼 남아 있음을 항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당내 분열을 막고 대통합을 이뤄 무사히 2016 총선과 2017 대선을 준비하는 길이, 범야권의 수권정당으로서의 과제이자, 야권으로 정권을 교체한다는 대의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문재인 대표 자신의 정치적 또는 정책적 결단도 중요하겠지만, 주변 참모진들에 대한 언행단속과 인사문제에 대한 불협화음을 철저히 경계해서, 계파갈등이나 지역패권에 대한 내외적으로 잡음과 왜곡, 편견을 종식시켜야 하는 당면 과제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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