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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김유진 ]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상태라 해도 중혼적인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온 사실혼 배우자라면 유족연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1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차행전)는 법률상 배우자가 있었던 남성 A씨와 40여년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온 여성 전모씨가 A씨 사망 후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유족연금 지급 청구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날 재판부는 "중혼적 사실혼 관계라도 전 혼인관계인 법률혼 관계가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전제를 내세웠다.
이어 "A씨는 법률상 처와 이혼의사 합치가 있었는데도 형식상 절차미비 등으로 법률혼이 남아 있는 등의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며 "전씨와 A씨 사이의 사실혼 관계를 법률혼에 준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전씨는 1969년부터 A씨와 동거하며 40여년간 사실혼 관계를 이어왔다. A씨는 1963년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처가 존재했지만, 전씨와 동거를 시작할 당시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른 상태였다.
A씨는 전씨와 사실혼 관계를 이어왔지만 법률상 처와 따로 이혼신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1년 법률상 처가 사망하자 전씨와 비로소 혼인신고를 마쳤다.
그러나 A씨가 전씨와 혼인신고를 하기 전인 1997년 퇴직해 퇴직연금을 수령한 점이 문제가 됐다. 전씨는 이후 2013년 A씨가 사망하자 공무원연금공단에 유족연금 승계신청을 냈지만 거절당했다.
공단은 "A씨와 전씨의 혼인관계는 A씨가 퇴직한 후인 2011년에야 성립됐다"며 전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전씨는 “유족연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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