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헌재판소 앞에서 피켓 시위 벌이는 성매매 종사자들 (출처=노컷뉴스)

[한인협 = 정유경 기자] 헌법재판소의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일명 성매매 특별법의 공개변론을 앞두고 성매매 노동자와 업주의 모임인 한터전국연합·한터여종사자연맹 소속 성매매 종사자들이 헌재에 성매매 특별법 폐지를 위한 탄원서를 9일 제출했다.

이 탄원서는 대표자 김모(44)씨 외 882명의 명의로 만들어졌고, "착취나 강요가 없는 성매매는 피해자가 없다"면서 "성매매를 엄격히 단속한다고 해서 우리 사회의 도덕적 가치가 향상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또한 한터소속 성 노동자 10여명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도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 노동자들은 이 나라의 주권자"이며 "성매매는 일종의 자기결정권"이라 주장했다.

이들은 "그동안 성 노동자들은 자기결정권이 결여된 미숙아 취급을 당했다"고 말하며, "우리가 원하는 것을 주지도 못하면서 자활·지원을 운운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로 생계를 이어가는 성 노동자들과 합의 없이 이뤄진 법률일 뿐이며, 성매매특별법으로 인해 미성년자 성매매와 해외 원정 성매매, 군인 성폭행 등 사회문제가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2011년 5월 현대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3%가 성매매특별법 폐지라는 현실에 맞는 개정을 요구했다"고 근거를 들며 "국내나 해외 음성 성매매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국민 대다수가 성매매특별법 폐지를 찬성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착취나 강요 없는 성매매는 피해자가 없다"며 "자발적으로 성을 판매한 사람이나 구매한 사람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자회견과 탄원서 낭독에 앞서 '성매매 특별법 폐지', '우리에게는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습니다' 등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특별법 폐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21조 1항에 대한 심판 변론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갔다. 

성매매특별법 제21조1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