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한인협 = 정유경 기자] 지난 3일 새벽 차량 570여대가 불에 타 35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 중고 자동차매매단지의 화재원인 규명이 어려워졌다. 단지 내 폐쇄회로TV(CCTV) 영상이 '판독불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9일 부산 연제경찰서는 매매단지 안 CCTV 화면 저장장치 3대 가운데 피해가 적은 2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지만 영상을 복원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화재원인을 밝히는데 결정적일 것으로 기대됐던 CCTV 화면 저장장치 복원이 실패함으로써 화재원인 수사는 미궁에 빠질 개연성이 높아졌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에 화재장면이 찍혀있을 것을 염두에 두고 전소되지 않은 매매단지 1층의 차량 5대에 대해 조사를 했지만 모두 블랙박스가 없었다.

만약 블랙박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배터리 방전 우려 때문에 중고차량은 블랙박스를 전원에 연결하는 경우가 드물고, 혹여 블랙박스가 켜져 있었더래도 화재로 훼손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화재원인을 밝혀줄만한 물증의 확보가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경찰은 불이 난 직후 화재신고를 한 목격자 4명에게 발화지점과 불이 번진 과정 등을 조사하기로 했지만, 발화지점에 대한 목격자들의 진술조차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발화지점 정밀 감식조차도 건물주인과 차량 매매상의 갈등으로 철골구조물과 차량 철거 문제가 합의되지 않아 일주일째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CCTV 화면 복원에는 실패했으나, 목격자들을 조사하고 또 발화지점을 덮고있는 철골구조물과 차량이 철거되면 추정발화지점을 정밀 감식해 화재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