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정유경 기자] 가짜 백수오(白首烏)를 두고 한국소비자원과 백수오 원료 공급 업체인 내츄럴엔도텍 간의 진실공방이 여전하다.

백수오는 한방에서 주로 이용하는, 은조롱으로 불리는 식물의 뿌리로써 면역력 강화와 항산화, 갱년기 장애 개선 효과가 있으며, 또 중장년 여성의 부인과 질병에도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 22일 한국소비자원이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경기도특별사법경탈단과 공동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의 원료 진위여부를 조사한 결과 단 3곳만 백수오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해 논란이 시작되었다.

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이 식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를 사용한다고 밝히면서 가짜 백수오 논란에 불을 지폈고, 이에 대해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의 검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맞섰다.

내츄럴엔도텍은 종합 일간지 5곳 이상에 전면광고를 내고 "내츄럴엔도텍은 100% 진품 백수오만을 사용한다"고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또한 내츄럴엔도텍은 광고를 통해 "2014년 진품 백수오 계약 재배는 150톤, 2015년은 400톤에 육박한다"며 "계약 재배를 통해 당사의 백수오 구매 가격은 이엽우피소와 같은 수준이므로 이엽우피소를 쓸 이유가 전혀 없고, 2∼3차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짝퉁 백수오를 철저히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에서 수거한 시료에서 유전자검사법 등 공인된 검사방식을 통해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점을 근거로 내츄럴엔도텍이 가짜 백수오 성분을 사용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는 식약처 공인 유전자검사법(PCR)과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 시험법 등 2가지 방법으로 교차 분석한 정확한 결과라는 것이다.

소비자원은 또한 식약처의 내츄럴엔도텍 재조사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더라도 식약처가 지난 22일 수거한 시료가 소비자원이 지난 3월 수거한 시료와 동일 시료가 아니므로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가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원은 이미 검찰에 검사에 사용한 시료를 제출하는 등 수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내츄럴엔도텍 시료에서 정말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기 때문에 데이터에 자신을 갖고 발표한 것"이라며 "검찰 수사에서도 이엽우피소가 검출되면 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업체 말은 맞지 않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백수오는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수록돼 한약규격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도 기재돼 있어 식품으로 역시 사용 가능하다. 

반면 이엽우피소의 경우 규격집에 수록돼 있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사용 근거 기록을 찾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경희대학교 양웅모 교수는 “백수오는 한의학적으로 기력을 보(補)하는 등에 사용하는 약재이다. 이엽우피소는 우리나라에서 약용으로 사용하지 않아 효능을 얘기하기가 쉽지 않다. 규격집에 등재돼있는 약재들이 한방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이엽우피소는 유통되면 안 되는 약재이고 들은 바로 식품으로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