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양당 원내지도부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첫 회동을 갖고 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이종걸 “신뢰의 파괴가 새누리당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어!”

이종걸 “신뢰의 파괴가 이뤄지면 불신 정치로 갈 수도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지도부는 10일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첫번째 회동을 갖고, 4월에 못 다 처리한 연말정산 관련 소득세법 등 민생법안을 5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취임 후 상견례를 겸해 이루어진 이날 첫 회동에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법안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을 비롯해 공무원연금개혁법안 재협상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양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핵심 쟁점인 ‘공무원연금개혁안’에 대해 서로가 “합의안을 존중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세부적 이견에 대해 비공개 논의를 계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이춘석 원내수석과의 첫 만남에서 “이종걸 원내대표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네고 “어떤 어려운 상황 있더라도 화요일 여야 주례회동은 계속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우선적인 제안을 건넸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또한 “우윤근 전 원내대표에 이어 76학번 동기를 협상 파트너로 모시게 돼 마음이 편하다”며 “개인적인 접촉은 많지 않았지만 이종걸 원내대표의 고교 동기 친구를 많이 알고 있다”고 친근감을 표명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동문수학했던 학우로 서로 존경하는 사이”라고 서로의 소개로 인사를 대신 삼았지만, 회담장의 분위기는 이내 싸늘하게 변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구동존이’(求同存異 : 함께할 것은 추구하고, 다른 것은 남겨둔다)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그만두는 날까지 서로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 나가 국민과 국가 장래를 위해 큰 틀의 합의 정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어 “5월 임시국회에서 여러 가지 중요한 법안들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통과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법사위에 계류된 법안도 굉장히 많은데 법사위원장도 잘 이해해줘서 최대한 많은 민생법안을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개혁안과 관련 “5월2일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 모두가 합의한 합의안을 굉장히 소중한 합의라고 생각한다”며 “합의안 그대로 존중되고 시행됐으면 하는 점을 (김무성 대표와)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또한 “박상옥 대법관 인준안이 지난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단독표결로 처리된 것에 대해 이종걸 원내대표가 대법관 인준 청문특별위원회에 위원장을 맡으셔서 아마 누구보다도 섭섭한 그런 마음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 점에 대해 충분히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해 이종걸 원내대표의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반면 “대법관 직권상정 사과해 준 것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말을 받았지만 “그 자리에 있었던 새누리당의 폭거로 저희 당은 그것에 대해서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나아가 “상견례 자리여서 불편한 말은 되도록 삼가는 게 동방예의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지만 “지금 신뢰의 파괴가 새누리당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국회 운영행태는) 반의회주의적 폭거라는 얘기가 우리 당에서 나온다”고 말해 애써 조성한 화기애애했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신뢰의 정도와 양이 그 나라의 수준과 의회, 양당의 ‘앞으로의 길’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며 “신뢰의 파괴가 이뤄지니까 불신의 정치로 갈 수도 있지 않느냐 하는 걱정에 놓여있다”고 일침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개혁은 사회적 대타협에 의해 여야가 합의한 것이기에, 지켜져야 될 최소한의 합의를 지키지 않은 상태”라고 꼬집고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새누리당의 책임에 대해 거론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다만 정부의 잘못으로 연말정산 세금 폭탄 문제를 해결하는 소득세법에 대해서는 되도록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 갖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결국, 이날 회동이 이루어진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는 서울대 76학번 ‘동기’라는 인연을 앞세워 서로 협력을 강조했지만 지난 4월에 처리 못한 여야 쟁점 사항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