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정유경 기자] 인터넷 동창생 카페, 학교 동문회 등에서 졸업생 전화번호가 담긴 개인정보를 구입하고 전화를 걸어 학교 동창생, 후배로 사칭하여 주간지와 블랙박스를 팔아 100억원대 매출을 올린 사기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성남 분당 경찰서는 김모(50)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연모(52)씨 등 4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 등 52명은 2007년 12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부천시 원미구 상동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A(52)씨 등 전국 남성 8만5천명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 동창생과 후배를 사칭했다.

이들은 전화를 받은 사람들에게 주간지와 블랙박스를 팔아 총 111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50대로 강원 홍천, 충남 논산 등 농촌지역 초·중학교 졸업생으로 동창생 사칭에 속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들은 졸업생의 개인정보를 1개 학교당 5만~10만원에 구입했으며 모두 700여개 학교의 졸업생 정보를 사 이같은 일을 벌였다.

연씨 등 45명의 여성들은 텔레마케터 역할을 도맡았고, A씨 등에게 전호를 걸어 동창생인 것처럼 소기며 "친구야 반갑다. 우리 아이가 (주간지, 블랙박스 회사에) 임시직으로 취직했는데 판매 실적이 있어야 정규직이 될 수 있다. 한 번만 도와달라"며 주간지 연간구독, 블랙박스 구매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1건 계약 성공시 텔레마케터들은 5만5천원의 수당을 받아챙겼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직업, 졸업학교, 사칭한 동창생 이름 등을 관리하며 주간지 연간구독 기간이 끝날 때즈음이면 피해자들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구독연장을 하도록 관리했다.

김씨는 동창생 후배 사칭 범행수법 메뉴얼을 작성하는 등 전체 범행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