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최근 들어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유통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연령별로 10∼20대, 직업별로 학생, 회사원의 마약류 사범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찰청은 올 상반기 마약류 사범을 단속해 모두 3천370명을 검거하고 이 중 833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상반기 검거인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5%(619명) 늘었다. 경찰은 인터넷에서 마약류를 거래하는 마약류 사범이 같은 기간 226명에서 599명으로 2.5배가량 급증한 것이 전체 검거인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올 상반기 검거된 전체 마약사범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가 1041명(31%)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848명, 50대 545명, 20대 463명, 10대 57명 순이었다.

여전히 30~40대가 절반 이상(56%)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10대가 전년 동기 27명에서 2배 이상 늘었고 20대는 27% 가량 늘어나는 등 증가세는 젊은 층에서 뚜렷했다.

직업별로도 무직자가 36%로 여전히 많았던 반면 회사원(7%), 농업종사자(7%), 학생(2%) 비중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회사원과 학생은 각각 232명, 8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와 76% 급증했다.

유통되는 마약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검거된 사범이 공급·투약한 마약류는 필로폰, 엑스터시, 졸피뎀, 합성대마, 지에이치비 등 향정신성의약품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대마 역시 유학생과 국내 거주 외국인 증가로 유통이 늘고 있다.

이는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세대, 회사원·학생 등이 보다 손쉽게 마약을 접하게 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4년간 검거된 인터넷 마약사범은 2011년 133명에서 2012년 86명, 2013년 459명, 지난해 800명으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올해 인터넷 마약사범은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공급자는 인터넷을 이용하면 이전처럼 검거 위험을 무릅쓰고 유통망을 개척하지 않아도 더 큰 이윤을 얻을 수 있고 구매자도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인터넷 마약 거래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에 대한 단순 호기심만 가지고 있는 사람도 쉽게 구매가 가능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올 하반기에도 온·오프라인 마약사범 단속을 강화해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마약 투약 후 차량 운행, 병원 응급실 기물파손 등 상습투약자는 엄중 처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