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사흘째 접점을 찾지 못하고 지속 중인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의 탱크가 북한 접경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린성 옌지시 누리꾼들이 최근 이틀새 89년식 대전차 자주포 등이 시내를 통과해 중국과 북한 간 국경 부근에 집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글과 관련 사진 여러장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중국 언론은 남북한 간 갈등중재에 나서는 중국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전투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카오의 한 군사전문가는 "중국이 열병식이 준비되는 과정에서 충분히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것을 북한에 알리면서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 강경하다는 입장을 보여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은 21일 한반도의 최근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며 중국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고 긴장 확대를 경계하고 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이와 함께 중국 탱크 이동은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도 따르고 있다. 중국이 탱크를 이동시킬 만큼 북한을 향해 압박을 하고 있다는 것. 

이는 북한에서도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해 전적인 신뢰를 보이기보다 언제라도 중국이 북한을 배신할 수 있다는 의심을 하면서 북·중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북·중 국경 지역인 양강도에 탱크와 장갑차 수십 대를 증강 배치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북한이 국경지역에 배치한 탱크와 장갑차는 2010년 창설된 12군단 화력으로, 12군단은 유사시 중국군 움직임에 대응하는 부대로 알려져 있다. 

이런 북한의 탱크와 장갑차 등 기갑 전력 증강은 북한과 중국의 혈맹관계가 국가 대 국가로 느슨해진 데다 중국이 북한 국경지대에 기갑부대와 미사일 기지 건설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중국이 유사시에 북한 국경을 넘어 들어올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고조시켰고, 이에 북한에서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꾸준하게 전력을 증강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