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김무성 주장에 정면 대립 신박계 형성하나?... 김무성 말바꾸기에 아군도 지원군도 다 떠나고 친박만 남아... 김무성 갈지자 행보에 ‘꿩도 매도 다 놓쳤다’ 이제 어디로? - 기사 요약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원유철 원내대표가 연일 대립각을 곧추세우며 투톱체제를 구가하던 새누리당 지도부가 양분의 모양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당내 공천권을 두고 김무성 대표가 갈수록 압박을 더하고 있는 친박 공세에 대해 ‘내가 있는 한 전략공천은 한명도 없다’라던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카드를 꺼내며 추석연휴 전후로 야심차게 반격에 나선 이후의 모습이다.

▲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 복도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원유철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을 위한 당내 공천과 관련한 언급을 가급적 자제해왔지만, 최근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린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청와대와 친박계에 당차게 맞서고 있는 김무성 대표에게, 잇따라 상반된 견해를 내놓으며 노골적으로 반김무성으로 돌아선 모양세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천 관련 특별기구를 구성함에 있어 위원장 인선은 최고위원이 맡는 게 관례”라고 말해, 김무성 대표가 “황진하 사무총장이 위원장 인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웠는데, 이는 공천 특별기구 위원장 인선과 관련 김무성 대표가 밀고 있는 황진하 사무총장론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유승민 원내대표 당선 당시 정책위 의장으로서 유승민 원내대표와 파트너로서 행보를 같이하다, 청와대의 ‘유승민 찍어내기’이후 원내대표 자리를 물려받은 원유철 원내대표는 모든 재료를 다 혼합시켜 하나의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용광로 같은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선언했지만, 최근 김무성 대표에게 노골적으로 등을 돌리면서 청와대와 친박계쪽으로 기운 ‘신박’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원유철 원내대표는 최근 자의든 타의든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있고, 그 내용도 청와대와 친박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듯한 내용의 인터뷰 일정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당내 공천룰 관련 논쟁 시작되면서 언론을 통한 발언이 크게 늘어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언론노출은 ‘양날의 칼’로 알려져 있다. 잘되면 속칭 ‘뜬다’지만, 자칫 잘못하면 언론 노출로 인한 오해와 혼선을 초래할 수도 있다. 때문에 고위직에 있는 정치인들은 언론 노출에 대해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언론 노출을 극도로 멀리하는 경향을 띤다.

하지만, 원유철 원내대표는 잦은 언론 노출에 대해 거리낌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언론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그만큼 자신의 입장이나 주장을 지속적으로 노출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원유철 원내대표가 주장하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첫째는, 김무성 대표가 “전략공천은 안 된다”고 못 박은 것에 대해 연일 반박의 성격을 띤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는 청와대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둘째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은 원점에서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역시 청와대가 이미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점이다.

김무성 대표가 볼때, 원유철 원내대표의 두 가지 주장이 자신의 입장과는 정반대인데다, 이날은 한층 더 나아가 김무성 대표가 공천 관련 특별기구 위원장으로 주장한 ‘황진하 사무총장’ 카드에 원유철 원내대표가 ‘불가’의 입장을 밝히며 정면으로 맞선 모양새가 된 것이다.

김무성 대표가 원유철 원내대표와 투톱체제를 이루게 된 이전인 원유철 정책위의장 당시 유승민 찍어내기 사태 때 마지막 순간에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등을 돌렸다. 이번에는 김무성 대표와도, ‘청와대냐 김무성이냐’를 놓고 청와대 쪽으로 기울어진 것 같은 ‘新朴’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라는 직책과 당정 간의 관계를 직접 조율해야 하는 입장에서 정치적 기로에 서게 되는 경우 선택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원내대표 초기 “청와대와의 관계를 대등하게 만들겠다”라고 공언한 원유철 원내대표의 약속을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었어야 했다.

청와대와 친박계의 무차별 공습에 맞선 김무성 대표에게는 원유철 원내대표의 도움이 절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원유철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와는 노골적으로 등을 돌리고청와대와 친박계쪽으로 기울어진 ‘신박’의 모양새다.

이런 원유철 원내대표를 두고 일각에서는 ‘원유철의 변심’이라고 평가하는 측면이 있고, 또다른 측에서는 ‘원유철의 변신’이라고 평가하는 측면도 있다. 다만, 답답한 것은 김무성 대표 한사람일 뿐이다.

김무성 대표가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야심차게 들고 나온 ‘국민공천제’와 ‘전략공천 한명도 없다’는 주장을 스스로 번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간 김무성 대표 측근세력을 지원하던 비박계 의원들이 대거 회의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심지어 측근 중에서도 김무성 대표의 갈팡질팡 행보에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